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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신고 누굴 위한 것인가?

교육이슈를 편안하게

by 훈민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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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저 평범한 교사이다. 교사의 입장이다 보니, 교사 편을 들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모두의 의견이 다르고 모두 소중한 의견이니 이러한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해 주길 바란다.)


요즘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가벼운 단어가 되었다.


내가 초등학생이던 시절에 체감되던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드라마에서 나오고 부잣집아이가 가난한 아이를 왕따 시키며 공부 잘하는 아이가 못하는 아이를 괴롭히고, 못된 아이들이 착한 아이를 질투하여 심각한 폭행과 폭언, 금품갈취 등을 하는 아주 심각하고 무거운 단어로 인식되었다.


물론 학교폭력으로 신고하거나 신고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었다. "친구를 괴롭히지 마라, 때리지 마라, 물건 훔치지 마라" 등 말로 혼나고 심하면 교무실에 끌려가서 혼나고 더더욱 심하면 부모님을 모셔와서 엄청 혼나곤 했다.


하지만 요즘의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조금 가벼워진 것 같다. 15년 20년 전과 달리 일상적인 단어가 되었고 비교적 가벼운 단어가 된 것 같다.


가볍다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접근성이 좋아졌고 심각성이 공유되었고 사회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내 생각과 주변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이 느끼는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아직 무겁다. 몇몇 이상한 학생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량하고 평범한 학생들은 훈육이나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학교폭력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굉장히 겁을 먹거나 심각성을 인지하곤 한다.


그럼 누구에게 가벼워진 것인가?

학부모님들에게 학교폭력이라는 단어가 조금 가벼워진 것이다.

나는 모든 학부모님들을 일반화하고 싶지 않다. 내가 25명의 학생의 담임이 된다면 장담하건대 최소 20명 이사의 학부모님들은 좋은 분이다. 상식적이고 자녀 교육에 열정을 다하신다. 나머지 5분이 복불복이다. 괜찮을 수도 있지만 무관심할 수도 있고 심하면 자신의 뜻대로 교사를 주무르고 싶어 하는 흔히 말하는 진상 학부모가 걸리기도 한다.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대상은 당연히 진상 학부모라 칭함을 받는 소수의 학부모님들이다.


학교폭력은 대부분 학부모님들이 신고한다. 놀랍지 않은가? 학생이 당하거나 가해한 것이 학교폭력인데 대부분 학부모님들이 신고를 하신다. 물론 1~3학년의 저학년의 경우에는 아직 인지능력이 부족하고 내가 당한 것이 학교폭력인지 아닌지 구분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4~6학년도 마찬가지로 학부모님들의 학교폭력 신고가 많다. 아니 많은 수준이 아니라 거의 다다.


학부모님들의 학교폭력 신고는 대부분 두 가지로 나뉜다. 아이를 걱정해서 아이를 대신해서 신고해 주는 학교폭력 신고 또는 본인(학부모)이 열받아서 협박식으로 하는 학교폭력 신고


요즘 협박식의 학교폭력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조금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 신고들의 내용이 큰일이 아니다. 충분히 화해하고 교육과 훈육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하지만 학부모님의 마음이 상했다.. 그러면 이 일은 학생들끼리 이미 화해를 하였든지 말든지 학교폭력 사안이다. 이런 일은 교육청의 심의위원회로 올라가 봤자 서면사과 조금 심하면 교내봉사 정도로 끝이 난다. 하지만 학생들의 관계는 끝이 나고 둘 또는 연루된 많은 학생들은 서로 어색하고 서먹한 사이가 된다.


학교폭력이라는 단어는 결코 가벼운 단어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저 협박용으로 그저 나의 분노 표출의 수단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학교폭력이 본인(학부모)을 위한 분노표출의 수단인지, 나의 아이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방안인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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