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카라반 여행

임실 성수산 왕의 숲 국민여가 캠핑장

by 앙니토끼

임실에 국민여가 캠핑장이 생겼다.

임실 성수산 왕의 숲 국민여가 캠핑장. 이름이 화려하다.


시부모님과 2박 3일을 텐트에서 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카라반 두 개를 예약했다.

따로 또 같이 있을 수 있어서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

평일은 4인 기준에 7만 원이라니.

성수산 왕의 숲 카라반

그동안 텐트 치고 캠핑은 해 봤지만 카라반은 처음이라 아이들은 흥분했다.

카라반은 커다란 가방처럼 귀엽게 생겼다.

새로 생겨서 시설도 엄청 깔끔하고 바로 옆에는 어린이 놀이터도 있다.

아이들은 하루는 할머니할아버지와, 하루는 엄마아빠와 자기로 했다.

어딜 가든 숙소에서 티브이 보는 게 제일 좋다는 둘째 녀석은 침대에 누워 티브이를 보며 신이 났다.


카라반에서 티브이 시청


첫날 저녁은 고기를 구워 먹고 둘째 날은 남편이 검색해서 찾아낸 다슬기 백반을 먹었다.

한적한 동네에 여기가 식당인가 싶은 비주얼에 입구도 어딘지 모르게 생겨서 이게 맞나 하며 식당에 들어섰다.

평일이긴 하지만 점심시간인데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다슬기 백반이라니… 뭔가 상상이 잘 안 가는데 손님도 없다니…

잘못 온 거 아닌가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음식을 시키고 앉아있으니 굉장한 초록색의 다슬기들이 잔뜩 까서 얹어있는 양념장과 나물 위주의 반찬들. 그리고 다슬기가 들어간 수제비가 나왔다.

사장님이 어떻게 먹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고 모자란 건 얘기해 달라고 하셨다.

다슬기의 색깔이 위화감이 좀 들었지만 먹어보니 어? 맛있네?

수제비도, 양념장도, 무엇보다 나물들이 정말 맛있었다.

특히나 맛있는 나물이 있었는데 뭔지 모르겠어서 사장님께 여쭤보니 상추나물이라고 하셨다.

엥? 상추로 나물을 무친다고요? 그게 이렇게 맛있다고요?

신기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는 국사봉전망대로 향했다.

계단을 많이 걸어 올라가다 보니 전망대가 나온다.

아래에 붕어섬이 보이는데 모양이 정말 붕어같이 생겼다.

국사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붕어섬


마지막날 임실치즈테마파크에 가서 피자 만들기 체험을 하려다가 시간이 안 맞아서 못 했다.

우리 가족 넷이서만 가면 이런 건 잘 안 하는데 어머니와 둘째가 하고 싶어 했고 못 먹게 됐다고 너무 아쉬워했다.

굳이 꼭 피자를 먹어야 하겠느냐고, 다른 때 같으면 설득이 됐을 둘째 녀석이 할머니 할아버지가 있다고 징징대기 시작했다.

검색을 하다가 붕어섬에 피자가 있길래 그곳으로 이동했다.

사실 붕어섬은 굳이 들어갈 계획이 없었다. 나는 붕어섬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었다.

원래 여행계획은 대부분 내가 짜는 편인데 시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 남편이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해서 일임했다.


도착해서 보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짧게 셔틀버스까지 타고 들어가야 했다.

입구에 피자가 팔긴 했는데 이렇게 정신없는 와중에 야외에서 먹는 것 같지도 않게 굳이 먹고 싶지 않아서 안에도 있으니 안에서 먹자고 설득했다.

사실은 피자 때문에 여기까지 와야 하나 싶어서 짜증이 났더랬다.

이제 임실치즈피자는 어디서나 사 먹을 수 있는데…


출렁다리를 건너며 그 생각이 사라졌다.

출렁다리에서 보이는 풍경이 예상외로 멋졌고 붕어섬 생태공원도 정말 예뻤다.

온갖 꽃들이 만발해 있었다.

5월엔 작약이 만발한다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5월말이라 작약이 끝나있는 게 조금 아쉬웠다. (2024년 5월에 간 여행입니다.)


붕어섬 생태공원 안에는 카페가 하나 있었는데 거기서 피자를 사 먹으려던 계획은 틀어져버렸다.

안에 있는 카페에서는 생태공원 보호를 위해 조리하는 음식은 팔지 않았다. 심지어 커피도 공산품만 사 먹을 수 있었다.

나가면서 입구에서 먹기로 했는데 피자와 인연이 없었는지 구경하고 나갔을 땐 피자가 품절이었다.

징징대는 둘째 녀석을 달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단골피자가게에서 피자를 포장해 와서 먹었다.


올해 5월에는 꽃을 좋아하는 엄마, 이모와 작약이 만발한 붕어섬 생태공원을 방문하려고 했었는데 과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한 해 동안 이모는 걷는 게 너무 힘들어지셨고, 이모와 매일 만나는 엄마는 미안해서 이모를 두고는 못 가실 것 같아 어째야 할까 고민 중이다.


멀리서 볼 땐 꽃이 그렇게 만발한 지 몰랐지
keyword
이전 04화캠크닉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