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시원해진 마음으로

선유도, 군산의 재발견

by 앙니토끼

쭉 뻗은 새만금도로를 달리면 핑크색 가드레일 너머로 윤슬이 반짝이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군산에서 태어나 25년 간 살면서 선유도라는 섬이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선유도는 서울에만 있는 줄 알았지.

서울에 살 때 군산에서 왔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아~ 군산. 그 바닷가 도시.”라고 했는데 나는 군산을 바닷가 도시라고 생각하고 살아본 적이 없었다.

어릴 때 가끔 째보선창에 갈 일이 있었는데 고기잡이 배들이 정박해 있고 비릿하고 안 좋은 냄새가 났다.

뻘 때문에 물 색은 항상 시커멓다.

내 이미지 속의 바다는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파랗고 반짝반짝한 곳이었기 때문에 나에게 군산은 바닷가 도시가 아니었다.


배를 타야만 갈 수 있었던 선유도에 다리가 놓일 때, 그제야 나는 선유도와 고군산군도의 섬들을 알게 되었다.

군산에도 해수욕장이 있었다니…

섬이 60여 개나 있다니…


선유도에 다리가 놓인 그 해에, 부모님을 모시고 선유도 옆 장자도에 2박 3일을 묵었다.

그때만 해도 아직 공사 중이어서 차를 대 놓고, 마을 주민인 숙소사장님 차를 타야만 들어갈 수가 있었다.


그다음 해에는 완공이 되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여름마다 우리는 선유도에 갔다.

밀물과 썰물이 있는 곳이라 동해만큼 깨끗하지는 않지만 서해에도 이런 바다가 있다는 게 놀라웠다.

수심이 깊지 않고, 바닷물이 차지 않아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았다.


소나무 아래 시원한 바다

작년부터는 한여름 말고도 틈이 날 때 가끔 남편과 간식을 사들고 선유도에 간다.

소나무 아래에 테이블과 의자를 펴고 한가로이 바다를 누리다 돌아간다.

조금은 시원해진 마음으로.


앞에 보이는 망주봉과 편의점 간식털이




*칠이 벗겨져 새로 칠했는지 가드레일 색깔이 바뀌었다.

핑크색이 반짝이는 바다와 잘 어울렸는데 조금 아쉽다…

조만간 고군산군도를 돌아보는 유람선도 타 봐야지.

keyword
이전 05화첫 카라반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