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둥이는 내가 의자에 앉아있으면 꼭 와서 안아달라고 했다.
아래에서 올려다보거나 의자에 다리를 걸쳐놓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헥헥거리면서도 내려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면 둘이서 같이 헥헥거리고 있다.
어느 날 붓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내 다리에 앉아있던 흰둥이가 갑자기 “칵!” 하며 붓을 물으려고 하는 거다.
뭐지?
그냥 지나가는 일인 줄 알았는데 붓이 쓱~ 지나가면 “칵!”
또 지나가면 또 “칵!”
계속해서 붓을 물으려고 했다.
왜 그러는 걸까?
알 수가 없었지만 이것저것 사용해 보니 사이즈가 큰 붓을 쓸수록 반응이 컸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가끔은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서도 쓱쓱 붓을 쓰는 척을 하기도 했다.
지금은 아무리 붓질을 해도 붓에 반응하는 흰둥이가 없다.
그림을 그릴 때, 흰둥이가 많이 생각난다.
아무리 더워도 내 다리에 앉아있던 흰둥이.
붓을 물려고 하던 흰둥이.
근데 정말 왜 그랬던 거야, 흰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