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둥이가 웃는다.

by 앙니토끼

흰둥이는 “산책”과 “간식” 이란 말에 확실히 반응했다.


‘정말 가는 거야?’

‘정말 주는 거야?’


이런 느낌으로 갸우뚱거리며 반응했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실제로 가지 않는데도 여러 번 사용했다.

우리 삼 남매에게 정말 많이 속은 흰둥이.

미안하지만 너무 귀여운데 어떡해.


흰둥이는 산책을 나가면 처음에 무조건 달렸다.

당시에 연남동에서 살았는데 그때는 연남동이 이렇게 번화하기 전이다.

집에서 나오면 달려서 모래내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 연남교를 건너면 홍제천이 길게 이어져 있다.

우리의 단골 산책길이었다.


홍제천에 다다르면 그때부터는 탐색의 시간이다.

흰둥이는 산책할 때 영역표시 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계속 냄새 맡고, 더 이상 오줌이 나오지 않는데도 계속 다리를 들어댔다.

사람이 없을 땐 가끔 줄을 풀어주기도 했는데 주인이 어디 있는지 신경도 쓰지 않고 마이웨이로 하고 싶은 걸 했다.


집에서 놀다가 더워서 헥헥 대는 것과 밖에서 헥헥 대는 건 달랐다.

흰둥이는 산책할 때 확실히 웃고 있었다.


웃는 흰둥이


흰둥이가 가장 행복한 시간.


더 많이 해 줄 걸.

지나고 나니 후회가 남는다.


웃는 흰둥이
흰둥이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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