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
잘 시간이 되어갈 무렵, 아들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은 완성되지 않은 그림을 엄마가 보는 것을 싫어한다.
다 그린 후에 “짠!” 하고 보여주는 것을 좋아해서 실수로 보더라도 못 본 척을 해야 한다.
그런데 그림을 그리면서 계속 징징거린다.
몇 번은 그냥 넘어갔는데 이 징징거림이 너무 심하다.
아마 뜻대로 그려지지 않나 보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 내일 그리자고 했지만 완성을 해야 한단다.
결국은 나에게 혼나고 한 번만 더 떼를 쓰면 그만하기로 하고 그림을 완성했다.
“짠!” 하고 보여준 그림에 감탄했다.
아빠가 새로 사 준 요시 크래프트를 그려놓았다.
그리고 아들이 그림 그려놓은 방에 들어가 보니 열 장 정도 되는 도화지에
망친 그림들이 있었다.
요시가 강아지를 타고 있는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계속 떼를 썼던 거구나.
맘에 드는 저 한 장면을 위해서 도대체 몇 번을 다시 그린 걸까.
뒷면에도 망친 그림이 있으니 10번 이상을 그려대고
마음에 든 그림은 잘라서 붙여놓았다.
그림을 업으로 삼는 나는 망치는 것이 두려워서,
다시 그리는 것이 싫어서 대충 타협할 때가 많은데
6살 난 아들에게 부끄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