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을 보며 가정폭력이란 것의 여파에 대해 생각한다. 일어나선 안 되는 일들이 매일매일 일어나고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에 대해서.
다정의 아빠가 다정의 엄마를 때렸다. 술 취해 돌아오는 아빠가 집에 오면 문 부터 잠궈야 했다. 이것은 다정의 엄마라는 한 여자에게만 폭력의 경험을 남기는가? 그럴지 않다. 그 집에 자녀란 이름으로 어린이들이 있었다면 그들에게도 그 흔적은 지워지지 않고 남는다. 너무 어리다고 모르고 지나가는 게 아니라 마치 실제로 일어났는지 모를 꿈처럼 남더라도. 지워지는 것처럼 보여도 지워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지금의 자신이 괜찮아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다정과 태정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수년 전 동생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아빠의 자해가 내겐 지워지지 않는 인생의 고통으로 존재했다면, 동생에게는 실제인지 아닌지 분간 안되는 반복되는 꿈으로 존재했다는 것을. 하, 엄마의 몸엔 그 폭력의 흔적이 어떻게 자리잡고 있을까. 지워질리 없는 것을 안고 울지도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기 위해 쉬지 않고 살아낸 명자의 몸엔 무엇이 어떻게 있을까. 그리고 나의 몸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