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윌리엄 버로스_퀴어

by 수수


기존에 윌리엄 버로스에 대한 작가 정보가 내겐 없었다. 동네책방에서 책을 사오던 일상을 보내다 최근 인터넷 서점을 이용해 책을 산 적이 있었다. 특별한 정보 없이 책 제목만으로 선택한 소설이었다.


이 글을 읽으며 초반부터 게이 커뮤니티 관련하여 여성 혐오를 이야기하며 문제시 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거봐, 맞잖아’하는 흐름을 이어갈지도 모르겠다 생각했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초반부터 백인 남성 작가의 인식하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무의식부터의 서양 중심적 그리하여 아시아/빈민국사 혐오적일 수 있는 서술에 조금 마음이 자리를 피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싶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내 나는 생각했다. 수십 년 전에 쓰인 이런 책이 있었다. 그리고 곧장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또다시 수십 년이 지나서야 이런 이름을 가졌다고 비집고 나온 이런 앧이 있었다고. 나는 2021년 현재 이런 책이 쓰여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동시에 수십 년 전에 쓰인 이 ‘퀴어’ 이야기가, 그 고통의 서사가 반갑고 괴로웠다. 이 책에 담긴 고통과 아픔의 언어들이 파도 같이 나를 덮어 괴로웠고, 상심했다.


리는 너무 앞서가고 너무 많이 가버리는 마음을 가졌다. 그러나 그런 마음을 내가 모른다고 말할 수 없어서 괴로우면서도 그를 위로하듯 읽어 나갔다. 누군가에게 친밀감을 받고 싶고 주고 싶었던 리. 그러나 자신이 원한 사람으로부터 외면 받은 리. 이 책 곳곳이 리가 거절당한 흔적이다. 지워지지 않을 흔적. 타투처럼 박혀버린 슬픔과 고립. 몸 안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듯 깊은 상심을 느끼고 단절감으로 온몸의 세포가 아픈 리. 그런 리가 너무 구질구질하고 고통스러웠고, 그런 리가 너무 안쓰럽고 외로웠다.


주고 받고 싶었던 마음이 내게 흐르는데, 그걸 닫아버리는 듯한 너를 만난 적이, 나는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랬던 이여, 어찌 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할 것이며, 고개 저어버리고 말겠는가.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 이 책을 읽고 내가 남기고 싶은 뜬금없는 한 문장.


<퀴어>, 윌리엄 버로스, 펭귄 클래식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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