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이반지하_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by 수수

단숨에 읽기 어려운, 어떤 망설임을 주는 책이 있다. 내게는 너무 좋아하는 최은영 작가나 황정은 작가의 책이 그렇고, 홍승은 작가의 책도 늘 그랬다. 그리고 이 책도 그랬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이 사실 나는 이반지하를 잘 알지도, 많이 알지도 못해서. 물론 그를 너무 알고 익히 들어왔지만. 앞서 말한 이들처럼 애틋한 팬으로 (감태가 뭔지 몰랐다고..) 다음 책을 기다리거나 했던 경우와는 달라서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나는 이 책을 펼치기까지 꽤나 오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책을 펼치고 단박에 알았다. 1부의 첫 글을 읽으면서 내가 이 책을 꽤나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또 망설이고 바라볼 것이라는 것을. 이반지하 김소윤을 오래 보아온 이자람의 추천의 글이 이 책의 마지막에 존재하는 것이 참 마음에 다가왔다. 오랜 시간에 걸쳐 그를 보아온 누군가의 그 마음을 이 책을 읽는 독자가 된 덕에 덩달아 본다. 그것마저도 감사한 읽기의 시간이었다. 그가 받은 어메니티로 그가 되고 싶은 어메니티가 이미 그는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어메니티가 되어주는 삶을 꿈꾸고 싶어진다. 우린 이미 망가졌고, 이미 망가져버린 세상에서 절망을 매일 만나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은, 우리는 그 세상을 오늘도 내일도 살아갈 것이다. 살아내고야 말겠지. 생존자인 당신의 내일을 나는 계속해서 보고 싶다.


<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이반지하 에세이,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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