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구치 류스케_아사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를 봐야지, 생각하다가 시간이 흘렀다. 같이 이야기 되고 있는 무려 5시간짜리 <해피아워>를 먼저 보고 볼까, 하다 또 일정은 진행되니까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괜히 또 좀 이상한 태도가 되어 그 전 작품부터 봐야겠군, 싶어서 그의 첫 상업장편영화라는 <아사코>를 봤다. 각본작인 스파이의 아내는 이미 보았고, 감독/각본작인 아사코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아니 대체 왜 그런 마음을 이럴 때 가져?) 여튼 이 영화도 두 시간 가득 채우는 영화인데, 뭐 알고보니 봉준호 감독이 아름다운 영화라고 했대고 실제 저 배우들의 일상사 논란도 있었다(고 한다. 뒷북의 세계여…) 또 여하튼, 이 영화는 시작부터 참말로 이상허다, 싶었던 것이 뭐 우연히 길에서 만나자마자 다짜고짜 이름 묻고 뽀뽀하냐 싶은 것이 범죄야, 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지. 그러다 닮은 사람 료혜이랑 시작도 별반 다르지 않길래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했다. 만지고 싶은 사람을 만질 수 있다는 것이 일방적 폭력으로서만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기꺼이, 그러니까 서로에게 응해진 결과로서의 장면일 때. 그 가능과 용기와 행위에 대해 생각했다. 거센 풍랑처럼 덮쳐진 걸지도 모를 첫 사랑과 이별도 아닌 것이 이상한 헤어짐 후에 만난 닮은 사람 료헤이와의 사랑은 사랑인지도 모르게 사랑이 되어서 변한 것 없었던 아사코는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 어찌할 바를 모르게 료헤이를 사랑한다고 자각한 아사코지만, 바쿠가(어후 이시키..) 나타나자 다정한 사랑의 료헤이를 두고 바쿠의 손을 단 한 순간 망설임 없이 잡고 나선다. 그리고 깨닫는다. 바쿠를 닮아서가 아니라 료헤이로서 만나오고, 사랑해온 시간을. 서로가 나눈 그 사랑을. 비록 나쁜 사람이 되었지만, 그게 똥인지 된장인지 기어이 찍어먹고 알았지만 어찌하겠는가 싶었던 건 아사코의 이후 행위때문이었다. 그것을 회피하고자 하지 않고 료헤이에게 가닿고자 했던 아사코. 언젠가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마음을 한켠에 품고 살았던, 무서웠던 료헤이는 그럼에도 아사코를 사랑했고 결국 그 무서움은 일어났기에 아무렇지 않게 아사코를 믿을 수 없겠지만, 둘은 또 그 문제들을 책임지고 함께 해나갈지도. 사랑이란 것이 그렇지 않나. 거대한 풍랑같이 오기도 하지만, 너무나 일상적이고 틈이 벌어지고 그걸 메꾸고 하는 지난한 시간을 서로가 겪어가는 거 아닌가, 하는. 아 이상한 영화야, 했지만 아사코를 보고나도 아, 감독의 다음을 보아야겠군 싶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