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싱 타는 여자들

by 수수

<미싱 타는 여자들>을 보았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나는 엄마인 명자의 이야기가 궁금해져 입이 간질거렸고, 왜 여태 그의 이야기가 나에게 이리도 빈약하게 존재했는가 반성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명자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명자는 명자가 아닌 어떤 이름으로 호명되며 살았을까. 청계천 ‘시다’가 아닌 어딘가에서 명자는 어떻게 살아오고 견뎌왔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져서 명자를 만나고 싶었다. 방해되는 거 없게 명자만 데리고 어디론가 여행을 가고 싶어지는 마음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미싱 타온 여자들을 만나며 많이 울었다. 첫 장면에서 웃는 그들을 보면서도 나는 눈물이 모여 오르락 내리락했다. ‘어린 여자’, ‘가난한 여자’, ‘못 배운 여자’라서 무시받아온 여자들이 노동조합 활동을 하고, 공부를 하고, 동료들을 만들고, 싸우고, 이기고, 진 기나긴 이야기를 만나면서 오는 여러 감정과 함께 그들이지 않았을 수많은, 또 다른 미싱 타던 여자들을 상상했다. 과거의 나에게 잘 살아왔다, 이야기를 건네던 지금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후의 나는 과거가 됐을 지금의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네줄 수 있을지 조금 아득해지기도 했지만, 무언가 계속 건네고 해보고 싶단 마음을 안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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