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영_보희와 녹양
“저희 아빠는 어떤 사람이었어요?”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좋았던 사람.”
잘 이해하고 말고를 떠나, 누군가에겐 처음 봤을 때부터 너무 좋았던 사람. 그런 그와 달리, 보희는 기억나지 않는 아빠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 아빠도 아까 그 아저씨 같을까?”
“왜? 무서워서?”
“아니. 그냥 좀 슬퍼보여서.”
“어른들은 원래 다 그렇지 않나.”
어른들은 원래 다 그렇나. 내 슬픔은 사회에서 ‘어른’이런 틀 안에서 자꾸만 커지고 있는 건가. 잠깐 영화를 보며 딴 생각을 한 순간이기도.
영화의 엔딩 후 몸 안에는 무언가 차올랐다. 그건 그냥 눈물이라고도 할 수 없고, 누군가 보고 싶기도 하고, 같이 영화를 본 사람이 있었다면 말없이 바라보고 싶어지기도 한 그런 기분이었다. 보희가 아빠를 만나기 전, 녹양에게 했던 말이 후에 보희의 집에 모인 구성원들의 조합과 어우러져 너무 좋았다. 강물에 들어가 배영을 하며 웃는 보희의 모습이 너무 좋고. (안지호 배우를 좋아하기도 함)
“그날 이후로 나 아빠 기다린 적 없어. 왜냐면 너랑 맨날 놀러다녔거든.”
“그건 그래.”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나 혼자 만나고 올게. 다신 찾지 않을거야. 왜냐면 난 너 있으니까.”
보희에게는 아빠는 없었지만, 엄마가 있었고 맨날 같이 놀러다닌 녹양이 있었고, 어쩌다 툭 만났지만 친구가 되어준 성욱이 있었고, 성욱을 만나게 해주고 좋은 추억으로 간직됐던 남희도 있었다. 그러니까 보희에게는 늘 곁들이 있었다. 서로를 아끼고 돌보아주고 사랑해준 사람들이 있어 우리는 살아내곤 한다.
<보희와 녹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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