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주_나를 깨우는 바람
“우리의 목표는 혹시, 를 자르는 거야.”
영화 <나를 깨우는 바람>은 “우리는 나만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결혼’ 아닌 다른 선택지를 택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한다. “둘아눕기를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를 깨우는 바람은 그렇게 나와 너에게.
사람들은 인생에서 ‘결혼은 아니요’라고 하면 지금은 젊어서 철없는 소리 하지만, 나이 들면 외롭고 안 될거라 한다. 나이 들면 외롭고-의 생각에서 벗어나기란 사실 쉽지만은 않다. 근데 사실 그건 비혼이어서만은 아니야, 삶에서 갖게 되는 불안은 말이지. 영화는 엄마나 아내나 결혼으로만 여성의 삶을 일괄적으로 정돈하고 싶어하는 사회에 그렇지 않은 여성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양한 모양으로 살고 있는 비혼 여성들의 이야기, 자신의 삶은 자신의 몫으로 걷는, 자신의 책임으로 가는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영화의 엔딩처럼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의 시간을 기대하게 하는 봄 기운의 요즘의 시간에 보게 되어 더 좋았기도 했네. 일렁이는 바람은 우리를, 나를, 당신을 깨울 바람. 살아가고 싶은 모양은 이루기 어렵다해도 놓지 않고 가봐야지, 끄덕끄덕.
& 이 영화에 혜영 작가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서로를 돌보는 곁과 연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고, 혜영 작가의 <1들의 증명>의 또다른 모습인 영상 버젼 같기도 한 느낌이어서 다른 의미로도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