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유_크게 그린 사람
‘책머리에’ 글을 읽으면서부터 눈물이 차올랐다. 은유쌤은 특정한 의제로 묶이지 않는 인물 인터뷰집을 처음 낸다고 하셨지만, 이건 이미 그들이 다채로움만큼 어쩌면 하나로 모아지는 의제의 빛깔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사람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놓지 않고 해방에 기여하는 곁과 곁을 만드는 이들의 모습을 이 책의 곳곳에서 발견했다.
이 책의 시작이 홍은전 활동가여서 이 책은 놓지 못하고 읽어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이름은 익히 알지만, 잘 몰랐던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된 이들이 있었다. 김진숙 지도위원 글을 읽을 때는 팔에 소름이 돋으며 울컥하기도 했다. 이 편은 읽는 내내 눈물이 올랐다. ‘살아가면서 참조할 수 있는 사람 이야기가 많아야, 삶에 대한 질문을 비축해두어야 내가 덜 불행하고 남을 덜 괴롭히게 된다는 것을 나는 경험했다.’는 문장이 마음에 맴돌며 인터뷰를 읽었다. “저는 누가 광장에서 운다는 건 다른 사람을 위해서 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라고 말하는 이들을 ‘크게 그린’ 이가 은유 작가여서도, 또 그가 만난 사람들이 이 책에 실린 사람들이어서 기쁘다.
“같이 있을 때 내 존재는 더 활성화됐다.”라는 문장. 나 역시 그렇다. 같이 있을 때 더 활성화되는 나의 존재와 그 감각을 끌어안고 오늘도 ‘같이’를 꿈꾸고 ‘같이’를 만들어간다.
<크게 그린 사람>, 은유 인터뷰집, 한겨레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