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phyrus_모두의 운동장
2년 전에 한채윤쌤 강연을 들었다. <페미니즘과 퀴어- 여성, 여성성을 질문하다 : 트랜스젠더 혐오현상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트랜스혐오의 발생과 페미니즘/트랜스젠더 개념의 시작을 톺아보며 진행된 그날 ‘스포츠와 트랜스’ 이야기도 같이 됐었다. 그날 성중립 화장실뿐 아니라 스포츠, 군대 문제를 풀면서 실제로 더 다양한 것을 두 개위 카테고리로만 고정시켰기 때문에 계속해서 성별 이분법이 강화되고, 작동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인터섹스 연구와 트랜스섹슈얼 연구가 더불어지면서 우리가 여/남 특정 성별이라 판단하는 그 실체는 무엇인지, 몸으로 성별을 나누는 규칙에 대한 물음표를 가지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질문들이 가능해졌는데, 엘리트 스포츠 영역은 양성 범주가 별다른 고민 없이 지속되고, 불변처럼 고정범주처럼 있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 이 책, <모두의 운동장>은 최근의 사례와 다양한 연구를 가져와 함께 이야기한다.
더 나은 조건이나 장비, 변형이 시스젠더에게 문제시 되지 않는데 트랜스에게만 문제가 되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운동까지 오기 전, 필수적으로 필요한 부분도 자신의 정체성을 그대로 존중받으며 배우고, 나누기 어려운 환경에서 일정 청소년 시기 이전부터 성확정이 되고, 전환이 된 성별이어야 한다는 게 과연 현실적일까. 유니콘스럽다. 이 책에서의 사례도 다 트랜스여성의 문제들인 것도 우리가 애초에 어떤 기울어진 운동장에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얇고 작은 이 책은 쉽게 잘 읽힌다. 올릭핌 종목 중 여성 파트에 트랜스여성이 나오는 건 불공정하지, 라고 생각했다면 이 책을 권한다. 고민의 범위를 같이 넓히고 다른 대화를 나누고 싶다.
<모두의 운동장>, Zephyrus, 스리체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