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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Feb 05. 2024

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기획_ 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여행지 그리고 2월에 읽은 첫 책.


“세상을 퀴어하게 본다는 것은 그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관심을 갖거나 권리 확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지배 질서를 새롭게 보고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다.” 어떤 존재만이 정상이라 여겨져왔고, 그 기준에서 미끄러진 이들이 있는지, 그 기준이란 것은 누가 만든 것이며 어떤 허구성이 있는지 구조를 파헤치는 힘을 세상을 퀴어하게 바라보며 얻을 수 있다. <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이 책은 군대에 대해 다른 질문을 하며 ’퀴어하게‘ 바라보고, 만든다. 당연시 되어온 정상성에 질문하기. 이 책이 군대에 대해 말하는 것들이 그렇다. 다양한 주제로 나뉜 책을 읽는 재미가 있었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었다. 철저히 인간 중심의 전쟁경험과 역사에서 ‘이용되고’, ‘버려지고’, ‘장소를 빼앗긴’ 비인간존재들에 대함이었다. 필요하다면 러시아처럼 HIV 감염인들의 생명을 담보로 잡고 징집하는 전쟁의 잔인함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죽어도 되는 존재로서 ’전쟁수행 동물‘이 존재하게 된다. 군대는 인간에게도 폭력적이지만, 군대와 전쟁은 선택하지 않은 비인간존재들에게 잔혹함이 된다. “교차성은 우리가 이 세상의 권력 작동과 어떤 식의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며, 다양한 억압의 기제들이 차례로 더해지는 분석이 아니라 각각의 영역들이 다른 영역들과 서로 얽히고 연결되고 맞물리며 상호작용하고 서로를 구성하고 강화하는 관계에 있음을 밝혀내는 분석틀”이라는 점이 이 책에 잘 드러나있다. 비장애인•선주민•건강한 남성의 표상이며 경계로 가로막혔던 군대에 대해 인간뿐 아니라 동물과 로봇까지로 나아가서 교차성과 인간들이 만들고 있는 억압의 기제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군대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들>, 피스모모 평화페미니즘연구소 기획(김엘리•백승덕•심아정•장박가람•조서연•추지현•허윤),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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