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사랑을 믿어요, 디스옥타비아

유진목, 디스옥타비아

by 수수

유진목이란 사람의 글을 하나 두울 읽어갈 즈음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 나는 그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토록 우리의 삶은 서로 다르겠지만, 나는 그가 쓴 글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좋아하는 뮤지션 덕분에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음이다. 옥타비아 버틀러의 자장 안에서 매일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는 이가 만든 2059년의, 지금과는 많이 다른 세계. 디스옥타비아는 유진목이 그 영향을 안고 만든 세계이다. 그는 어쩌면 디스옥타비아의 세계 속에서 유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화자는 자신의 몫으로 주어진 불행을 감당하고, 인내하고, 이내 극복하고. 죽음이 자주 이야기되고, 생각되는 사람. 이 책의 글들이 가진 색채는 그리 따뜻하지 않을 수도 있고, 가슴을 쥐게 할 수도 있는 것. 하지만 이 책에는 ‘우리’가 있다. ‘그’와 ‘나’의 사랑이 담겨 있다. 유진목의 이 글을 읽으며, 사랑하는 이에 대해 생각했다. 사랑하는 이가 있어 오늘도 견뎌 살아낼 수 있는 시간과 장소와 마음의 무게에 대해서도. 그러니 사랑, 하지 않을 수가 없겠구나. 생의 한가운데, 우리 사랑하지 않으며 살아간다는 건 말이 안 돼. 도무지 내겐. 그래서 조금 서럽고 아팠다. 그리고 그래서 기뻤고, 뜨거웠다.

덧붙임: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궁금해졌다. 이런 책들을 읽어나간 그의 음악이 앞으로 어떨지. 내겐 그런 기대감이 생겼다. 회색빛 같은 이 세계에 사랑이 있어요. 사랑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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