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라는ㅡ 생활

김혜진_너라는ㅡ생활

by 수수

‘너’를 보는 것은 동시에 ‘나’를 보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소설을 읽으며 많이 생각했다. 그것이 나의 좋음만이 아닌 좁쌀 같은 모습일지라도 피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은 왜 이리 말들이 많고, 쉽게 판단하고, 나는 그 속에서 피곤할까. 그러나 모두가 선의로 그런다. 내가 원하지 않는 선의들. 아마 너무나 나도 그러겠지. 그런 피로한 사회에서 너와는 꿈을 꾸고 너와는 마주할 수 있다 생각했는데, 나와 다른 너라는 것이 분명한 갈등들이 ‘우리’라고 생각했던 서로에게도 존재함을, 그리고 그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우리에게 찾아올 수 있음을 서로 다른 단편들이지만 어쩐지 하나같은 이야기들을 만나면서 생각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좋아하며 읽어왔으나, 이 책을 읽으며 ‘김혜진’이란 소설가가 아주 분명하게 내 마음에 각인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의 소설집에는 너와 나로 불리지만, 그들은 비-이성애 관계이고, 그들은 곧잘 사람들에게 ‘일반’과는 다른 존재로 불리운다. 그는 퀴어-시선으로 ‘정상성’ 사회를 ‘이상(퀴어)’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는 가난이라는 것을 다시금 바라보게 한다. 그의 글에는 사회의 주변부로 밀려난, 아니 의도는 관계없이 비껴난 이들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나온다. 그는 그 사람들을 한없이 다정하게 바라보다거나 쉽게 연민하거나 편애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이 글들 속에는 좌절과 고단함을 과장없이 그리고 가볍지 않게 그려지고 있다.

이것은 소설이지만, 너무나 현재 진행형의 사회정치적 소수자 문제이기도 하다. 다른 소설가들과 또 달리 그는 ‘김혜진’스러운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그 담담함 속에 분노와 서글픔을 그려볼 수 있는 글을 써내려가는 데 성공(이란 말은 이상하지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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