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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혁신파크 Jun 26. 2019

옥상에서 만끽한 자유! 플레이서울 2019

[열린옥상 놀이터] 플레이서울 2019 이모저모 

프롤로그


싱그러운 신록과 비를 머금은듯 촉촉하고 시원한 바람, 밤공기는 차갑지만 한낮에는 물놀이를 해도 괜찮을 기온, 긴팔과 반팔이 모두 가능한 융통성 넘치는 6월! 이 계절엔 집과 사무실을 벗어나, 공원이든, 바다든, 산이든, 들이든, 강이든, 지붕 뚫린 곳 어디로라도 몸을 움직여줘야 마땅하지요. 하지만 오늘도 공부하랴, 집안일하랴, 상사 눈치보랴 바쁜 우리들의 현실은 그저 콘크리트 건물들 틈바구니에서 무기력하게 걷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콘크리트 건물들 틈바구니를 걷다 보면 말입니다! 왜 우리는 햇볕도 잘 닿지 않는 무표정한 건물들 사이에서 앞만 보고 있나, 땅만 보고 있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러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곤 하죠. 하늘과 마주보며 호흡을 가다듬고 있노라면 그래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는 것 같지 않나요? 


그렇다면 이제부터가 진짜 집중해야 할 대목입니다. 지금 발을 딛고 있는 그 아스팔트, 시멘트 바닥에서 최대한 멀어지세요. 도시를 벗어나란 말이냐고요? 아니요. 가끔 올려다 보았던 도심 속 그 하늘로 올라가세요. 비행기를 타란 말이냐고요? 아니요. 옥상으로 올라가세요. 여러분이 서 있는, 앉아 있는 그 자리, 그 건물, 그 옥상으로 올라가세요. 신선한 바람이 느껴지시나요? 햇볕의 강렬함이 느껴지시나요? 탁 트인 시원한 전망이 보이시나요? 의외의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느껴지시나요? 자,  여기가 바로 나만의 휴식공간, 우리들의 놀이터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외쳐 봅시다.

                                                                                                                        

다 같이 놀자, 옥상에서


옥상놀이터의 흥행


그렇게 옥상으로 뛰쳐올라간 사람들. 하나, 둘 모이더니 제대로 놀기 위해 판을 벌였습니다. 국내 최정상급 움직임 놀이 전문가들이 함께한 대한민국 최초 옥상놀이터 축제! 이름하여 <플레이 서울 2019>가 지난 6월 9일(일) 서울혁신파크(이하 ‘파크) 미래청 5층 옥상에서 열렸습니다. 이 행사는 서울혁신센터(이하 ‘센터’)를 대표하는 사업 중 하나인 옥상공유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1년여 동안 옥상공유지 활성화를 위해 연구하고 고민해 온 수많은 옥상활동가와 시민들로 구성된 단체 열린옥상●●이 주관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옥상공유지 프로젝트 이해하기


공유가치의 대안, 일상성의 회복

옥상공유지 프로젝트란 파크 내 8개의 옥상을 활용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으로 만들고, 도심 속 옥상 공간의 가능성과 가치를 발견해 파크를 벗어나 보다 많은 옥상들로 확대해 나가자는 움직임이다. 서울의 높은 도시 밀도, 그로 인해 시민들의 야외 활동을 위한 마땅한 옥외 공간이 부족하고 열악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 공간 ‘마당’의 개념을 대체할 수 있는 장소로서 옥상에 주목하게 된 센터는 당시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파크 내 옥상을 ‘공유 가치’를 실천할 새로운 대안으로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옥상공유지 프로젝트가 중요하게 여기는 지점은 ‘일상성의 회복’에 있다. 위험하고 폐쇄적인 공간으로 인식되는 옥상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깨고, 오래 지나지 않은 과거에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했던 - 지금은 도시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 마당과 골목처럼 옥상을 상시적으로 활용하는 것! 이를 위해 센터는 지난 1년간 다양한 옥상 프로그램들을 실험적으로 진행해 왔다. 임현준 매니저(서울혁신센터 기획팀)는 “작년 6월에 진행한 ‘오픈 하우스 파티’의 경우 옥상공유지를 알리고 모객을 하는 입장에선 꽤 성공했지만, ‘일상성의 회복’이라는 측면에선 아쉬운 프로그램이다. 오히려 단순한 게 효과적이었는데, 이를 테면 고기를 구워 먹거나, 텃밭을 가꾸거나, 앉아서 책을 보거나, 그냥 누워 있거나, 캠핑을 하거나, 이런 소소한 프로그램들이 일상성의 회복에 더 도움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프로그램 성격에 한계를 두지 안고 되도록 다양한 실험들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관련 읽을거리

[2019 열린옥상] 옥상에, “봄이 오나 봄” http://blog.naver.com/s_innopark/221519617046

당신이 도시에서 여유를 되찾는 방법 “옥상 공유지” https://blog.naver.com/s_innopark/221301247352


옥상공유지 대관 및 문의

서울혁신파크 홈페이지 > 안내 > 대관 > 옥상공유지 https://www.innovationpark.kr/옥상공유지/?pfctMstIdx=

문의 메일 rooftopstation8@gmail.com 



오후 늦게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쐐기라도 박듯 하늘이 온통 구름으로 뒤덮인 일요일 오후. 덕분에 한낮의 옥상이 주는 뜨거움이 한풀 꺾인 터라 몸을 움직이며 놀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자유로운 몸의 움직임을 통해 즐거움을 만끽하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은 50~60여명의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함께했습니다. 낮 12시부터 4시간 가량 진행이 되었는데, 처음 1시간은 각자 싸온 점심 도시락을 먹고 자유롭게 몸을 푸는 시간이었어요. 소풍 나온 듯 돗자리를 펴거나 파라솔 그늘 밑에 앉아 식사를 하는 이들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삭막한 옥상에서 모험 가득한 놀이 공간으로 변신한 <플레이 서울 2019>의 옥상놀이터에는 도시 장애물을 자유자재로 극복하는 ‘파쿠르Parkour’와 밧줄과 매듭을 이용한 ‘숲밧줄놀이’, 타악을 배워보는 신나는 ‘두드림Do Dream’ 등 다양한 움직임 놀이가 준비되었어요. 참가자들은 A, B, C, 3개 조로 나뉘어 순서대로 각각의 놀이 공간들을 이동하며 놀이를 즐길 수 있었는데요. 국내 최고의 파쿠르 지도자,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밧줄놀이 전문가, 난타 장인이자 타악 전문가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의 놀이 활동가들이 준비한 옥상놀이터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철봉들이 가로세로로 얽힌 형태의 정글짐과 그 한편에 줄줄이 매달려 있는 알록달록 밧줄들, 나무로 된 뜀틀과 다양한 형태의 발판들, 정글짐 사이사이 바닥에 놓인 커다란 매트리스 두어개와 생전 처음 보는 신기하게 생긴 타악기들, 게다가 옥상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물놀이 공간까지, 마치 “우리가 공간이 없지, 놀거리가 없냐”는 듯 옥상 구석구석 빈틈없이 놀거리로 채워졌어요. 


사실 말로는 다 설명이 어려운 그날의 현장을 <플레이 서울 2019> 명장면 베스트 4에 담아 보았습니다.   




명장면, 하나




여기가 해운대인지 경포대인지 의심할 뻔했던 물놀이 공간. 

대형 튜브 3개로 만든 간이 풀장은 특히 어린 친구들의 절대 지지를 받아 성황리에 운영되었답니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는 동안 부모님들은 파라솔 그늘 밑에 앉아 망중한을 즐겼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다른 참가자 분들이 놀이 문화에 대해 생각이 깨어 있는 분들이 많은 듯해서 

아이들이 좀 개구지게 놀아도 이해해 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되게 편안한 기분이 들어요.

옥상이라는 바운더리가 있으니 오히려 안전한 것 같고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프로그램에 100%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물놀이를 할 수 있어서 아이들도 아주 좋아하네요.”

(서은혜, 35세)  





명장면, 둘




이날의 최고 인기 종목인 파쿠르 놀이 공간에서 목격된 날고 뛰는 사람들. 

남녀노소 누구나 파쿠르 공간에만 들어서면 액션배우가 된 것처럼 자유로운 몸놀림을 선보였어요. 

자칫 위험할까 걱정하는 마음도 잠시, 스스로 자신의 한계와 가능성을 깨닫고 

난이도와 강약을 조절하는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답니다.

 

"이런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는 게 다른 일을 할 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다칠까 걱정은 하지 않아요. 스스로 자기가 안전하다는 걸 더 잘 아는 것 같거든요. 

부모가 위험해 보이니 하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아이가 경험해 보면서 

안  되는 부분이 있음을 알고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점이 좋아요. 

보통의 놀이터와는 달리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고, 아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을 겪게 되는 점도 좋고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옥상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거나 살사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배지선, 44세)   





명장면, 셋




어쩌면 아이들보다도 어른 참가자들이 유독 즐거워 했던 숲밧줄놀이. 

밧줄로 매듭을 짓고 철봉에 걸고 매달려 보기도 하는 이 놀이가 어른 참가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합니다. 

밧줄 매듭이야말로 생활 속 유용한 기술인 만큼 배워두면 나중에 어딘가에는 써먹지 않겠냐(!)는 실용적인 마인드와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평소 옥상을 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채소만 키우면 되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에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고요. 

제가 활동하는 지역이나 단체에서도 충분히 옥상 공유지를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이런 밧줄놀이의 경우 아이들의 창의력 향상은 물론이고 

시니어들의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 같아서 열심히 배워 보려고 합니다. 

쉬운 듯하지만 어렵고, 그런데도 재미있어요.”

(김유유, 50세)   






명장면, 넷




즉석에서 멋진 타악 퍼포먼스가 뚝딱 탄생하는 기적(?)의 두드림 현장. 

알만한 악기라곤 젬베(Djembe)가 전부이지만, 생소한 타악기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소리와 리듬은 옥상 전체를 가득 채우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우뚝 서 있는 설치 구조물에 올라가 마음껏 스틱을 두드리는 모습에서 진정한 자유로움이 느껴졌어요. 


“좁은 옥상 공간을 채워가는 방법이 매우 다양하고 풍성한 것 같아요. 

저희 마을에는 활용할 수 있는 공유지는 많은 반면 특별한 놀거리가 없다는 것이 늘 고민이거든요. 

그래서 최근에 몇몇 뜻있는 주민들이 합심해서 아이들을 위한 놀이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오늘 여기에 온 이유도 다양한 놀이 방법에 대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왔습니다.”

(김태희, 35세)   



놀이 활동가에게 옥상이란?


앞서, <플레이 서울 2019> 명장면 베스트 4를 통해 다양한 현장 모습과 몇몇 참가자들의 소감을 전해 드렸습니다. 그밖에도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에 집중이 잘 된다, 정형화된 공간이 아니어서 자유롭게 행동하고 사고할 수 있다, 경치가 좋다, 바람이 불어서 시원하다 등등 주로 긍정적인 평가들을 해주었는데요. 실제 옥상놀이터 공간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운영한 놀이 활동가들의 옥상에 대한 생각은 어떨지, 그들이 경험한 옥상, 그리고 앞으로 꿈꾸고 싶은 옥상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들어 보았습니다.      

    



김지호(파쿠르 제너레이션즈 코리아 대표)



파쿠르는 맨손, 맨몸으로 도시 공간을 자유자재로 극복하는 운동인데, 도시 공간은 다 용도와 기능과 역할이 있고, 주인이 정해져 있어요. 이를 침범하게 되면 도덕적・윤리적으로 합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불편한 지점들을 겪게 되죠. 그리고 도시가 점점 더 촘촘해지고 통제되고, 그만큼 우리 몸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됐어요. 과연 우리가 이 도시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작당하고 실험하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없는 건지 계속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2018년 3월 파크에 입주하면서 옥상공유지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됐고, 여러 실험들을 함께해 오다가 현재는 ‘열린옥상’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혁신파크는 우리나라 파쿠르 역사상 최초로 파쿠르 놀이터와 활동이 공식적으로 허가된 공간이에요. 그 전에 15년 동안은 어디에서도 허가된 적이 없고 항상 거부되어 왔죠. 지금 이 옥상 활동의 경험과 인프라를 토대로 이후에 다른 옥상 공간으로도 활동을 확장해 나갈 생각입니다. 더불어, 여러 다양한 활동 단체들과 함께 ‘놀이축제’로 점점 더 넓혀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함께 호흡하고, 또 그 과정에서 새로운 교류와 움직임이 탄생하기를 바랍니다. 지금부터 천천히 해 나가야겠죠. 


이번에 파쿠르와 숲밧줄놀이, 두드림이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옥상공유지가 누구에게나 열린 자유로운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놀이’라는 가치로 어우러질 수 있었던 것처럼,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면 어떤 콘텐츠든, 누구든 실험해 볼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옥상의 모든 활동과 시설들에 있어서는 그것을 실제로 관리하면서 주체적으로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야만 그들이 핵심이 돼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요. 


영국의 유명한 파쿠르 팀 ‘스토러(Storror)’의 ‘루프컬처아시아(Roof Culture Asia)’ 프로젝트를 보면, 홍콩, 서울, 도쿄 등 대도시 옥상들을 넘나드며 다양한 도전들을 하는데, 이들의 예술적 활동 덕분에 파쿠르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옥상이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어요. 저는 그런 인식 전환 시점에 더하여, 위험하고 스릴 있고 몸을 내던지는 전문적인 영역이 아니라 친절하고 상냥하고 교육적인 파쿠르를 풀어가보고자 했습니다. 옥상공유지를 자유로운 신체활동 문화를 발전시키는 공간으로 계속 확장하면서,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놀이 문화를 보급해 나가는 게 제 꿈입니다.


  

김창호(숲밧줄놀이단 대표)



옥상 밧줄놀이는 나무가 아니라 구조물을 이용해서 밧줄을 매기 때문에 나무에서 하는 것보다 흔들림이 덜해요. 굳이 나무를 이용하지 않아도 튼튼한 구조물만 있으면 얼마든지 로프만 가지고도 놀이터가 완성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어요. 그 대신에 구조물을 설치할 때는 육면체 하나만 있으면 위험하니까, 사방으로 더 연결을 시켜서 안전하게 만들죠. 올라가더라도 흔들리지 않게! 


도시 공간 안에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신체 활동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옥상공유지는 그게 가능해요. 지금은 작은 시작일 뿐이지만 꾸준히 지속하다 보면 놀이문화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놀이 활동가들도 많아지고, 놀이 시설 안전에 관련된 일자리도 생기고요.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부모님들의 인식인 것 같아요. 전주시에 있는 한 놀이터에 ‘위험을 즐기는 놀이터’란 문구가 붙어 있어요. 위험하지만 그 위험을 즐김으로써 모험심을 키우는 모험놀이터! 이런 인식이 부모님들 사이에 자리잡으면 좋겠어요.  



박문지(창작집단 숨비 예술가)




워낙 공연에 사용하는 구조물이 커서 실내 공연이 쉽지가 않은데, 옥상에서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게 저희 같은 공연 예술가들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일이에요. 여기서 평소 공연 연습도 하고 쇼케이스도 진행하고…. 사실 열려 있는 옥상들이 많지 않아서, 저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가들도 이런 기회는 흔치 않아요. 언젠가 여러 옥상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플래시몹 같은 걸 해보면 어떨까 싶기도 해요. 


그런데 옥상 공연에서는 날씨를 생각 안 할 수가 없어요. 악기도 그렇고 참가자들이 비를 맞고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늘 염두에 두고 해야 한다는 게 조금 힘들긴 한데, 그 부분 빼고는 옥상이라서 오히려 더 제약이 없는 것 같아요. 악기 소리에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연주해도 괜찮고요. 이 옥상이라는 공간이 모든 면에서 굉장히 열려 있어요. 


악기나 놀이 활동가 없이도 누구나 자유롭게 와서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우선 홍보가 더 많이 되어야 할 것 같고요. 옥상에 구조물도 있고 하니까 위험하다는 인식을 갖고 계시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도 필요할 것 같아요.  




●●

짤막 인터뷰! 열린옥상 박혜원 대표  


Q1. 열린옥상은 어떻게 만들어진 단체이며, 어떤 이들이 함께하고 있나요?

지난해 초 파크에서 <옥상에 배 띄우자>라는 옥상 공유지 모의 집담회가  열렸어요. 옥상공유지에 관심 있는 시민, 활동가들이 모여 옥상을 활용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쏟아냈는데, 그때의 논의들을 계속 이어나가고 실험하기 위해 '옥상공유협의회'가 꾸려졌고요. 협의회에 참여하던 구성원들을 주축으로 열린옥상이라는 단체를 만들었고, 현재는 7월 인가 목표로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2. 협의회로서 그동안 다양한 실험들을 해오신 걸로 아는데, 협동조합을 만든 이유가 있나요?

 더 많은 사람들이 옥상공유지를 즐기고 참여할 수 있으려면 그저 실험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지금까지의 소시민적인 활동들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옥상공유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업적인 접근 방식과 함께 외부의  다양한  자원들을 연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Q3. 열린옥상 운영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현재까지는 전담 인력이 없기 때문에 그때 그때  TFT를 구성해서 일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후에 옥상 대관을 유료화하는 등 수익 구조가 만들어지면 그때는 온전히 집중해서 열린옥상 실무를 전담할 수 있는 상근인력을 둘 생각이에요. 옥상공유지가 활성화되고  수요가 많아지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체계적으로 관리, 운영되어야 하니까요.


Q4. 유료화는 언제쯤 시행할 생각이신가요? 아직 사업 초기라 당장은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맞습니다. 저희도 당장 유료화할 계획은 없습니다. 제 예상으로는 향후 1~2년 안에는 어렵다고 봐요. 일단은 더 많은 이들에게 옥상공유지를  알리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 과제입니다. 옥상이 항상 열려 있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조차 모르시는 분들이 아직 많거든요. 


Q5. 열린옥상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파크 외부의 옥상들, 즉 작게는 파크 주변이나 은평구, 크게는 서울시나 다른 지역의 옥상들로 뻗어나가  옥상공유지 활용을 확대하고 옥상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이고요. 이를 위해  다양한 옥상 콘텐츠를 개발하고 체계적인 옥상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다른 옥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더불어,  열린옥상  참여단체들의 입장에서는 각자의 옥상 활동 거점을 넓혀나가는 것이 공통된 목표이겠지만, 제각각   참여 정도와 이유가 다 다르기 때문에 단 하나의 목표로 설명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때문에 상당 기간 서로의 마음을 절충하며 합의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보고, 앞으로 그러한 논의를 지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Q6. 올해 상반기 '옥상에 봄이 오나 봄'과 '플레이 서울 2019' 두 가지 행사를 진행하셨는데, 하반기에는 또 어떤 행사를 계획하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센터와 협력해서  옥상 포럼과  축제를 열려고 기획 중입니다. 아직 확정된 내용은 아니지만, 옥상 포럼을 통해서는 국내외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옥상공유지 활용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고요. 옥상 축제의 경우, 파크 내 8개 옥상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옥상 축제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그외에도 앞으로 선보일 열린옥상의 다양한 활동들을 기대해 주세요!   



글, 사진 서울혁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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