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면 도착할 수 있는 가까운 이웃 나라, 대만… 서울혁신센터는 2018년 ‘혁신단체 국제협력 네트워크 지원사업’을 통해 대만의 사회혁신 공간을 탐방하고, 혁신가들과 만났습니다. 서울혁신파크와의 유사성, 적극적인 교류 의지, 수준 높은 활동의 입주단체를 다수 확인했고, 올해 역시 대만 사회혁신 기관들과 우호 관계를 이어 왔습니다.
이를 토대로 지난 7월 대만에서 열린 2019 총통컵 해커톤(Presidential-Hackathon International-Track)에 한국의 대표 사회혁신기관으로 초청받아, 입주단체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AUD)’과 대만 타이베이에 다녀왔습니다.
출발 전날 갑작스러운 태풍 소식에 걱정이 컸지만, 다행히 현지 날씨는 매우 좋았습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해주신 소형 버스에 몸을 싣고 첫 방문지 사회혁신실험센터Social Innovation Lab에 도착하자 작년에 만났던 직원분이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이곳은 행정원 경제부 산하기관으로 예전 공군기지를 사회혁신가와 혁신단체를 지원하는 사회혁신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킨 곳입니다.
이곳에서 천재 개발자이자 시빅 해커, 세계 최연소이자 최초의 트렌스젠더 장관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오
드리탕Audrey Tang’ 장관대만 행정원 디지털 총무 정무위원을 만났습니다. 이곳에서 무엇보다 인상에 남았던 점은 사회혁신을 고민하는 시민과 혁신단체라면 누구나 오드리탕 장관을 편하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시민들은 무엇이든 제안하고 질문하며 장관으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으며 회의록은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온라인에 공개됩니다.
장관과 만남은 대만의 사회혁신 실험이 얼마나 활발하게 진행 중인지, 대만에서의 사회혁신이 이토록 빠르게 확대될 수 있었던 동력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질문이 나올 법합니다. “서울혁신센터가 대만 사회혁신기관과 교류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일까?” 대만의 사회혁신 정책이 시행된 건 2014년부터였습니다. 이후 전국 각지에서 사회혁신공간과 플랫폼이 잇따라 문을 열었습니다. 2018년부터는 '사회혁신 행동방안社會創新行動方案'이라는 본격적인 사회혁신 활성화 정책이 시행됐고, 그로부터 향후 5년간 사회혁신 관련 사업에 약 88억TWD(약 3388억 원)이라는 큰 예산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이 정책을 통해 경제부를 중심으로 여러 부처가 공동으로 사회혁신 관련 사업을 추진하게 되는 것이죠.
또한 대만은 UN SDGs지속가능한 개발 목표에 맞춰 대만만의 정책을 생산하고 이를 통한 사회혁신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혁신실험센터 또한 기본 입주조건과 활동기준을 SDGs 가치 실현에 두고 있습니다. 대만의 많은 사회혁신 기관들이 SDGs를 기본 지표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지요.
대만의 사회혁신 활동은 왜 이토록 UN SDGs를 강조하는 걸까요? 우리는 오드리탕 장관의 정책 발표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SDGs라는 세계 공동 목표에 기반하여 대만 내에서 해결하지 못한 사회 문제를 국제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대만 역시 국제사회에 공헌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만과 국제사회 관계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습니다.
정부의 대규모 투자, 국제사회와의 연계를 적극 모색하는 대만의 사회혁신 현장은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곳입니다. 사회혁신 공간과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서울혁신센터와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음을 다시금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UN SDGs : SDGs는 '지속가능한 지구의 발전'을 위한 국제적 약속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필요를 채우면서도 미래 세대가 자원을 사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지속가능발전의 개념을 구체화시켜 2015년 세계 유엔회원국가들이 모여 합의한 17가지 목표를 의미한다. 지속가능발전포털 ncsd.go.kr
이번 출장의 하이라이트는 ‘2019 총통컵 해커톤과 AI 국제교류’였습니다. 이 행사는 참석 팀의 발표와 유관기관 탐방을 통해 대만 국내외 사회혁신 교류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 촉진을 위해 개최되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주제로 열린 해커톤은 예선을 통과한 대만 국내외 21개 팀이 함께했습니다. 특히 캄보디아·스페인 팀의 ‘개발도상국가에서의 개방형 도로 인프라 구축’, 대만·네덜란드·미국·프랑스 팀의 ‘지속 가능한 인프라 활성화 : 물질 정체성을 위한 메다스터Madaster 플랫폼’ 등 다국가 연합의 경우 프로젝트 규모가 꽤 컸습니다. 올해는 수많은 팀들 가운데 정부 입찰 안건을 공개·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 중인 말레이시아의 ‘Mentadak’ 팀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대만 방문을 통해 디지털 기술기반 사회혁신 분야에 대한 대만 정부의 지원이 작년에 이어 여전히 활발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한국을 대표해 출전한 서울혁신파크 입주단체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AUD)’ 의 참여 후기도 아래 블로그에서 꼭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순풍 만난 대만의 사회혁신 현장을 가다 2탄은 다음주 업로드 됩니다
글, 사진 ㅣ 서울혁신센터 전환기획팀 봄, 마유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