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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혁신파크 May 25. 2018

[서울혁신파크 혁신가 이야기]현실문화연구 김수현

혁신가의 단어 일곱 번째 키워드 '별자리'

현실문화 연구 김수현<서울혁신파크>


'혁신가의 단어'는 혁신가 개인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서울혁신파크 활동단체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단체명은 현실문화연구인데, 현실문화라고 부르고 있어요. ‘연구’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책이 안 팔린다고 하더라고요. 현실문화는 ‘현실문화연구’라는 동인으로 1992년 시작한 출판사입니다. 90년대에는 굉장히 센세이셔널 했던 출판사였죠. 유명한 책도 많이 발간하고, 문학에서는 선도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저는 2012년에 결합해서 현재까지 4년 정도 일을 같이 하고 있고, 지금은 편집장 역할을 맡고 있어요. 출판사는 책을 만들고 유통시키면서 저자와 독자를 만나게 해주는 작업을 하죠. 책이라는 건 인류의 지식과 경험의 축적물을 전달하는 하나의 매체인 것 같아요.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고 오랫동안 보관될 매체죠. 그래서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기억전달자의 역할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기억은 그 사람이 셀렉팅한 컨텐츠인 것이니까.”


“저는 성격이 좀 분명한 편이에요. 즐거운 일과 즐겁지 않은 일을 잘 구분하죠. 편집자로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는 원고를 만났을 때 즐거워요. 기억을 더듬어보면 대학교 1학년 때...  다들 그 즈음 어떤 계기로든 알에서 깨어나는 느낌들을 받곤 하지 않나요? 루쉰, 마르크스 등 많은 고전을 읽었지만 제게는 손석준 선생님의 <신문읽기의 혁명>이라는 책이 고전보다 더 큰 인식의 전환을 가져왔던 것 같습니다. 최근 어떤 원고를 작업하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일탈>이라는 제목의, 게일 루빈의 선집입니다. 이 원고가 저에게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더라고요. 그렇게 원고에 애정이 생기면 역자와 저자가 책을 통해서 소통하고 서로를 격려하게 되죠. 결과물도 좋고요. 나중에는 그런 에너지가 독자들에게 전달되는 듯한 그런 기분도 들어요. 책을 제작하는 과정도 즐겁고 행복하고 해피하고, 보람차게 진행되죠.”


“일본은 문고판이 대중화되어있다는 출판 특징이 있어요. 그리고 특정 원고를 한 출판사가 독점하지 않아요. 어떤 원고를 한 출판사만 출판하지는 않는 거죠. 그래서 원하는 원고들을 얼마든지 출판사의 라인업에 포함시킬 수 있어요. 일본에 이와나미라는 출판사가 있는데, 거기 사장이 그래서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기획편집자가 상상하는 지식의 별자리가 있다’고. 1년에만 40000종의 책이 출간되는데, 그 무수한 책의 별들 사이에서 별자리들을 완성해나가는 것이 이와나미 출판사의 기조 같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지금 35살인데, 5년 뒤에는 별자리 하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그게 모양이 어떻던, 모양을 갖춘 별자리 하나 정도 만들어 놓으면 기쁠 것 같아요. 그 별자리에서부터 다른 별자리를 잇는 거죠. 이어서 만들어 나가다보면 밤하늘이 되어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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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백난희   사진정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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