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가의 단어 열일곱 번째 키워드 '끈끈함'
'혁신가의 단어'는 혁신가 개인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서울혁신파크 활동단체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서울시마을기업연합회는 서울에 있는 마을기업 130개가 모여 개별 기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마을기업이 효과적이고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단체예요. 준비하는 데 2년가량 걸렸고 2015년 4월 창립총회를 거쳐 2015년 8월에 사단법인으로 첫발을 내디뎠어요. 그전까지는 마을기업이 자기만의 목소리로, 자기에게 필요한 것을 하나의 목소리로 모을 만한 기회가 없었어요. 사업이 있으면 수동적으로 받는 입장에 불과했지요. 그래서인지 창립총회 때, 30여 개가 넘는 단체 분들이 한자리에 모여 연합회가 필요하다고 진심으로 이야기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진행을 도와주시는 모습이 큰 용기가 됐어요.”
“대학생 때 학생회 활동을 하긴 했지만, 여기가 첫 직장이고 이제 고작 2년 일했을 뿐이에요. 제가 지금 사무국장인데,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고 사무국원으로 들어왔다가 6개월 만에 단 거예요(웃음). 그만큼 힘든 일도 많지만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움직인다는 끈끈함이 좋아요. 마을공동체와 지역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을기업이 살아남지는 못해요. 유일한 해결책은 주민들이 스스로 자기의 힘을 보태는 것밖에 없죠. ‘우리동네 나무그늘’이라는 협동조합은, 염리동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킨 대표적인 마을기업이에요. 연합회도 5명밖에 안 되는 소규모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올해 중순 조직화되면서 팀워크가 하나하나 맞추어지고 있다고 느꼈어요. 기존에는 상상도 못했던 것들이 새로운 상상이 되어 다가온 느낌? 매일매일 제 안에 일로 인한 전문성이 채워지는 것 같아요.”
“그동안 가장 많이 늘은 거라면 정치? 전략? (웃음) 이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게, 제가 하는 일이 마을기업의 최전선에서 이해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조정하는 거예요. 까딱 잘못하면 실력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큰일 날 수 있죠. 지인들은 이런 저를 보고 뭐든지 대충대충 하던 성격이 꼼꼼하고 신중하게 바뀌었다고 해요. 저는 그런 말이 좋고, 제가 달라진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성취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졌다는 의미니까요.”
글┃안재영 사진┃정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