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가의 단어 열여덜 번째 키워드 '남는 것'
'혁신가의 단어'는 혁신가 개인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서울혁신파크 활동단체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라벨은 가치를 공유하는 뮤직 비즈니스 그룹이에요. 인디뮤지션들이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공연기획을 하고 있죠. 청년들이 자신의 꿈에 다가갈 수 있는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비트 포이트리라는 이름으로, 50명을 초청해서 서로의 이야기와 음악을 듣는 힙합 공연을 기획했어요. 소규모 공연들이 죽어나가는 음악 시장에 대한 아쉬움에서 시작했죠. 홍대에서도 천 석 이상의 공연들은 돈을 벌지만, 나머지는 모두 적자예요. 이젠 노래보다는 유명한 아티스트의 얼굴이 중요해진 상황이 온 것 같아요. 이런 현실을 바꿔보고 싶어요.”
“인천 남구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청년 문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인천은 서울과 가깝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다들 서울로만 가고 지역 내에서 소비가 잘 일어나지 않아요. 지역에 청년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구청과 협업을 해서 지역 청년들을 모아서 문화기획 교육,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5개월 동안 진행했던 1기 과정이 지난주에 끝났고, 내년엔 2기도 모집할 생각이에요. 인천 남구는 제가 20대 초반부터 놀던 동네였는데, 익숙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니까 주민들도 차츰 알아주시는 것 같아요.”
“가장 보람찰 때는 뭐랄까요... 저와 같이 일하는 아티스트들에게 입금해줄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아요. (웃음) 저와 함께 일하면서 그들이 활동범위를 넓히고 스스로 공연을 할 만큼 성장하기를 바라고요. ‘누군가의 젊음에 내가 영향을 끼칠 수 있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저도 22살까지는 힙합을 했었는데, 지금은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 됐네요. 어느 순간 저를 믿고 따르는 동생들을 책임져주기 위해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 친구들의 음악을 팔리게 하고 생계를 도와주는 창업을 하게 됐어요. 음악을 하는 사람이 돈을 번다고, 변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예술과 비즈니스의 경계를 허무는 데 관심이 많아요. 창업을 하려고 대학교도 자퇴했어요. 그 때는 대학생이었으니까 ‘안 되면 말지.’ 하고요. 결국 잘 된 것 같아요. 청년 때 그런 무모함은 좋은 거 아닌가요?(웃음) 잃을 게 없는 도전은 오히려 남는 게 분명 있는 것 같아요.”
글┃최효명 사진┃이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