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가의 단어 열아홉 번째 키워드 '설계'
설계
“지식순환협동조합대안대학, 줄여서 지순협은 한국사회에서 대학이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한 공간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어요. 취업과 스펙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경쟁 위주의 공간이 아니라 한 사람을 성장시키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갖출 수 있게 도와주는 대학이 되려고 해요. 자신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갈수록 나빠져 가는 사회까지 변화시킬 수 있도록 생각하고, 실천하고, 용기를 키우는 곳이요. 그렇기 때문에 지순협의 교육과정은 학습과 자기성찰을 균형 있게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지순협은 대안대학이면서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 동등한 권리를 갖고, 서로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순환한다는 가치를 따르고 있어요.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은 학예발표회인데, 학기를 마친 뒤 학생이 담임교수와 함께 그동안 배운 것을 정리해서 준비하는 자리예요. 논문 제출뿐 아니라 미술, 음악 등과 연계한 PPT 발표 등 다양해요. 자기가 느낀 삶의 문제를 개인적으로 끌어안고 있는 것이 아니라 동료와 깊이 공유하고 해결하는 거죠. 이런 시간을 거치면 정말 모두가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이런 대학 정도는 정말 대한민국에 필요하다’라고 자화자찬하기도 한다니까요.(웃음)”
“진짜 공부는 삶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나누는 그 자체예요. 사람에게 배울 수도 있고, 책에게 배울 수도 있고, 자연에게 배울 수도 있죠. 그렇기에 공부는 평생 해야 하고, 지순협과 서울혁신파크가 그런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홀로 남겨진 듯 외롭고 공허한 순간에 삶을 다시 설계 할 수 있는 공간이요. 그런 학생이 한 명이라도 더 늘어날 수 있도록 계속 지순협을 지키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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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가의 단어'는 혁신가 개인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서울혁신파크 활동단체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글┃안재영 사진┃최효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