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가의 단어 스물아홉 번째 키워드 '몫'
'혁신가의 단어'는 혁신가 개인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서울혁신파크 활동단체 릴레이 인터뷰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C는 공간과 시각을 중심으로 한 공공예술 프로젝트 단체예요. 파크 안에 유휴공간이 많은데, 이 공간에서 시각예술뿐 아니라 공연이나 인문 요소를 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어요. 지역과 연계하는 프로젝트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지난 11월 열었던 전시 <물과 꿈> 역시 그런 면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과거에 혁신파크가 질병관리본부로서 은평구에 있어 왔고, 역사의 일부로서 지역민과 함께했기 때문에 파크 내에 있는 ‘폐수처리장’을 활용하는 것이 지역과 소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원래 영화예술을 오랫동안 공부했어요. 그래서 영화제에서 잠깐이지만 일하기도 했고요. 사실, 문화예술기획 회사에서 일하게 된 건 우연이었어요. 처음으로 무작정 전시 기획을 맡게 된 거였죠. 하지만 모두 문화라는 길로 통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전시장 안으로 들여오는 콘셉트에 관심이 많아요. 예를 들면 차이밍 량 같은 예술 감독처럼, 실험적 성격이 강한 예술영화들을 극장이 아닌 전시장이나 미술관에서 상영하는 거예요. 여기에 퍼포먼스 같은 공연 요소를 덧붙여 좀 더 입체적인 전시를 만드는 것, 이게 저의 일반적인 전시 콘셉트죠.”
“기획 단계에서는 조마조마하지만, 구상했던 것이 펼쳐져서 대중과 만나 긍정적인 평가든 부정적인 평가든 듣게 될 때 기뻐요. 특히, <물과 꿈>을 전시하는 동안에 은평구 산새마을 할머니들이 방문하셨는데요. 현대미술을 접할 기회가 없으셨던 분들일 텐데도 은평구의 역사와 함께 전시 내용을 설명해 드렸더니, ‘아!’ 하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시는 거예요. 보통 현대예술은 젊은 사람들만 향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이 든 분이든 젊은 분이든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좋고 싫고를 떠나, 어떤 감동은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거죠. 감동받지 않았다면, 굳이 억지로 강요할 필요가 있을까요?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열어두는 것, 그게 현대예술 아닐까요?”
글┃서소행 사진┃정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