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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혁신파크 Sep 28. 2018

[자업자득 스타트업] 인터뷰 #1 플러스tick

"혁신파크의 ‘텀블러 나비효과’를 디자인 중입니다 "

자업자득 스타트업 프로젝트는 개인의 관심사나 문제의식이 어떻게 나의 일, 우리의 일로이어지는지 실험하고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장(場)입니다. 이 장에 도전하여 일을 시작하는 5개팀을 소개합니다.


[자업자득 스타트업] 인터뷰 #1 플러스tick

혁신파크의 ‘텀블러 나비효과’를 디자인 중입니다

혁신파크의 '텀블러 나비효과'를 디자인 중입니다

<플러스Tick>은 혁신파크 내 크리킨디센터 하자작업장 학교 학생 세 명이 모인 팀이다. 썩는 데 300년 걸린다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줄이기 위해 이미 가정과 학교에서 실천 중이던 이들. ‘자업자득 스타트업’으로 자신들의 ‘생활’을 혁신파크 매장 내 일회용 컵 안 쓰기 ‘일’로 실행하려던 2018년 여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정부가 매장 내 일회용컵 사용 금지 정책을 추진한 덕에, 당초 계획이 일부 실행돼버렸다.
 
매장과 환경 담당자들의 인터뷰 결과도 이들의 혼란스러움을 가중하는데 한몫했다. 매장 내 머그컵 사용은 해결책이 아니었다. 설거지 때문에 서버들의 노동 강도가 세졌는 호소를 들었다. 혁신파크 내 플라스틱 쓰레기 재활용 문제는 일회용 컵보다 도시락이 더 큰 문제였다. 재활용은 커녕 음식물 때문에 구더기가 드글거린다.
 
프로젝트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2개월, 이들은 당초 실행 계획의 가지치기를 이제 막 완료했다. ‘혁신파크 푸드트럭에서 텀블러 쓰기’로 캠페인을 확정하고 관련 인터뷰와 텀블러 구입을 계획 중이다. 할 수 있는 일부터 빨리빨리 해나가야 한다고, 멤버들은 입을 모았다. 
 
플러스Tick이란 이름은 플라스틱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화가 난다는 플라스틱 덕후 멤버지성혁씨가  아이디어에서 정해졌다움직이다는 뜻의 Tick 플라스틱에 플러스 했다지난 9 19 은평구 혁신파크 크리킨디센터에서 멤버  명을 만났다. 



Q1플러Tick 멤버 각각은 어떻게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이슈를  일로 풀어나가게 됐나요


채셔(임서현):
생협 활동가인 어머니 덕에 환경오염과 먹거리 이슈를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며 자랐어요. 게다가 초등학교 졸업 후부터 대안학교에 다니며 사회 이슈를 공부하다 보니,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자연스럽게 알게 됐죠. 
 
사실 인간 멸종이라는 꿈을 갖고 있어요(웃음). 인간이 환경오염의 모든 원인을 제공하는 것 같아요. 물론 현실로 이룰 수 없죠. 대신 제가 살아있는 동안 환경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크리킨디 센터를 함께 다닌 친구 유리가 ‘자업자득 스타트업’이란 혁신파크 프로그램으로 무언가를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  이슈를 우리가 해결해야  문제로 제안했어요친구들이 동의하면서 플라스틱을 주제로 우리가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상상하기 시작했죠.
 
만보(지성혁): 
저도 채셔처럼 생협 활동가인 어머니 덕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으며 자랐죠. 크리킨디 센터의 작업장 학교에서 공부하며 환경오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저희는 홈페이지부터 환경을 지키는 곳이라는 상징의 도메인(닷에코)을 사용해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개인 수저, 개인 텀블러, 손수건 갖고 다니길 학생들에게도 권장하죠.
 
센터 안에서도 플라스틱 문제가 중요한 이슈다 보니, 플라스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있지 않을까 고민하며 자업자득에 참여했어요.
 
유리(오유리 대표): 
좀 더 재미있는 학교생활을 하고 싶었던 참에 센터 선생님의 추천으로 ‘자업자득’을 알았고, 친구들에게 제안했죠. 치열한 과정을 거쳐서 결과물을 만드는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이슈는 이미 학교 워크숍을 통해 잘 알고 있었어요. 지금까지 자연적으로 썩은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 너무 놀랍지 않나요? 플라스틱이 개발된 지 백 년이 조금 넘었어요. 그런데 자연분해에 걸리는 시간은 300년이래요.
 
사람들에게 이 사실과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저희는 이미 일상에서 텀블러, 대나무 칫솔 등을 쓰며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을 지속하니까 좀 더 판을 키우자고 결심했어요. 사회의 혁신을 모색하고 이끄는 혁신파크에서부터 나비효과를 만들고 싶었어요. 


9월 19일 늦은 저녁, 은평구 혁신파크 크리킨디센터에서 회의 중인 플러스Tick 멤버들(왼쪽부터 오유리 대표, 지성혁, 임서현)

Q2. ‘자업자득’을 시작한 7월부터 혁신파크 내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를 계획했잖아요? 일회용품 사용 실태 및 재활용 현황 조사,혁신파크 이용자와 방문객을 대상으로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기획, 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로 리사이클링 제품 제작 워크숍 등 굉장히 많아요. 계획대로 잘 진행됐나요?



플러스Tick:

저희가 상정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는 테이크아웃 컵이었어요. 혁신파크 내 매장에서 테이크아웃 컵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을 진행하려 했는데, 정부 정책으로 어느 정도 실현되다 보니 혼란스럽더라고요.(웃음). 
 
그런데 매장이 테이크아웃  대신 머그컵을 제공하기를 법적으로 강제하는 정책은 대안이 아닌  같아요매장 관리자 인터뷰를 통해  세척 때문에 노동 강도가 너무 강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텀블러를 소지하는  기본 상식이 되면 좋겠다고 강조하는 이야기를 들으며캠페인으로 사람들 인식을 바꾸는  가장 중요하다는 확신을 가졌죠.
 
혁신파크 내 쓰레기 재활용 현황에 대해선 청소미화 담당자 분들을 인터뷰하다가, 도시락 용기라는 새로운 문제점을 발견했어요. 도시락 용기에 색이 들어가면 재활용 자체가 안 되는데 대부분 검은색이 들어간데요. 음식물이 묻거나 담긴 채로 버려지다 보니 구더기가 생겨서 재활용 이전에 청결 관리도 안 되죠. 
 
쓰레기 분리수거 역시 담당자가 보기에는 그 통이 너무 작아서 비효율적인 것 같데요. 센터가 이용자들을 안내하기 이전에 청소미화 담당자에게만 맡긴다는 피드백을 받았어요. 차후 센터와 협업해서 쓰레기 버리기 가이드라인을 체계적으로 만들고 싶어요. 
 
당장은 여러 가지 실행 계획 중 혁신파크에 최적화된 동시에 빨리 진행할 캠페인이 뭐가 있을까 가지치기한 결과 푸드트럭을 대상으로 정했어요매장과 달리 건물  푸드트럭은 테이크아웃 컵을 사용하니까가장 적합한  같아요. 
 
아쉬운 점은 프로젝트 종료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이죠. 리사이클링 제작 워크숍은 어려울 것 같아요. 리사이클링 기계인 ‘프래셔스 플라스틱’을 사용 과정을 영상으로 제작해서 공유하는 방법이 떠오르지만, 더 논의를 해봐야 해요. 

혁신파크 내 쓰레기 재활용 현황을 주제로 청소미화 담당자 인터뷰 중인 플러스Tick 임서현, 오유리)



Q3.  분은 원래 크리킨디 센터에서 만나 함께 공부하고 활동한 친구였잖아요프로젝트 주제에 대해 모두 관심 정도가 컸다고 해도 관심사를 기한이 정해진 일로그것도 공적 자금을 받아서 사용하는 과정이 낯설고 어려웠을  같아요
 


플러스Tick:

처음에는 예산 계획서 세우는 일이 어려웠어요. 서식이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채워야 할지, 강사비는 얼마나 드려야 하는지 등. 돈 쓰는 게 이렇게 힘든지 자업자득 덕에 알았어요. 
 
그런데 선정 이후 8월에 크리킨디센터 하자작업장 학교가 방학하면서 자연스레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었어요. 이때 더 자주 만나서 진행하지 못한 게 후회돼요. 방학이 끝나고 각 멤버가 휴학, 재학, 수료 중으로 상황이 달라지니 일정을 맞추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인터뷰는 시간이 되는 멤버가 다니고, 스케줄 공유는 최대한 자세하게 자주 공지하는 걸로 소통하고 있어요. 
 
답답할 때도 있지만 ‘다음에는 다른 방식으로 하면 되겠구나’ 경험이 생겼어요. 게다가 실패해도 괜찮다는 프로젝트이다 보니, 잘 된다vs잘 안된다에 갇혀서 걱정하기보단, 어떻게든 이 과정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내자는 목표가 생겨요.



Q4. 멤버 간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친구끼리 일하면 안 된다는 말도 있는데(웃음), 일하며 싸운 적은 없었나요?


만보(지성혁): 
센터 내 다른 활동에 리더 격으로 일하는지라, 여기선 친구들에게 믿고 맡기는 마음이 컸어요. 팀원들과 많은 시간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죠. 다행히 다른 일들이 곧 끝나는지라 이제 최대한 나설 생각입니다.  
 
채셔(임서현):
유리가 저희 팀의 대표잖아요. 그 때문인지 모르는데 자꾸 유리에게 맡기려는, 의지하려는 마음이 생겨요. 부담스러울 것 같아 미안하죠.
 
유리(오유리 대표):  
자업자득 신청서에 대표를 적는 칸이 있길래, 그래서 별 생각 없이 맡았어요.(웃음) 이끌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는 것 같아 스트레스를 받았죠.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저희에게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해요.
 

<혁신파크 내 매장 1회용 컵 모니터링지>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플러스Tick 멤버들)


Q5. 10 혁신파크에서 이뤄질 플러Tick 캠페인은 어떤 모습일까요?
 
플러스Tick:

푸드트럭 음료를 마시러 밖으로 나온 혁신파크 이용자는 조만간 텀블러 나눔 깜짝 이벤트에 참여하실  있을 거예요. 참여 방식으로는 퀴즈를기획 중이에요플라스틱 일회용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는 동시에 텀블러도 드리는 거죠현재 예산으로 30~40 정도 구매할  있어요스테인리스에 빨대까지 있는 예쁜 텀블러를 사려고 합니다
 
시간이  있다면 혁신파크 사무실 이용자들 대상 캠페인도 하고 싶어요환경미화 담당자 말씀에 따르면정부 정책이 실행됐지만 사무실 테이크아웃 컵은 줄지 않았다고 해요매장에 내려와서 머그컵으로 마시는 대신음료를 사들고 사무실로 가서 버리는 수요는 여전한 거죠.
 
저희가 대안을 찾고 다음 캠페인까지 기획하긴 어렵겠지만다음 문제 해결자들을 위한 밑바탕을 깔아주고 싶어요. 아마 크리킨디 센터 차원에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관심 갖는 조직을 만들고 청소년들이 관련 활동을 이어   같아요이번에 저희가 만든 자료( <혁신파크  매장 1회용  모니터링지>, <환경미화 담당자 인터뷰>, <캠페인 기획안)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발판으로 이용되면 좋겠어요
 
일단은 초기 계획  가지치기 결과 남은   있는 것부터 당장 실행해가려고요.

 



                                                              (2019.9.19 인터뷰어: 곽승희 월간퇴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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