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모르는 나의 특별함

내가 부족하다고 믿었던 것들

by comma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얼마나 따뜻하고 특별한지 제일 모르고 있다는 생각.
내 악센트는 늘 부족해 보이고,

외모도 남들처럼 예쁘지 않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래서 괜히 움츠러들고, 나도 모르게 벽을 쌓고, 내 모습을 감추려 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가장 콤플렉스라고 느끼던 그 부분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따뜻함으로, 개성으로, 나만의 색으로 느껴진다는 사실을
조금씩 조금씩 알게 되고 있다.


나는 서양인과 비교해도 키가 큰편이고

아시아인답게 동안인데 동서양이 섞인 듯한 내 얼굴.
그리고 이국적이지만 부드럽게 들린다는 내 악센트.

따뜻하게 말을 걸고 섬세하게 챙겨주는 나의 태도.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기억한다.
정작 나는 한 번도 긍정적으로 바라본 적 없던 것들로.






이곳에서 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그들처럼 생기고,

그들처럼 말하고,

그들처럼 이 문화 속에 완전히 흡수되고 싶었다.

그래서 더더욱
‘그렇게 생기지 못한 나’가 부끄러웠다.
말을 잘 못하면 자책했고,

외모는 비교의 대상이 되었고,
결국 나는 나를 숨기기에 바빴다.

사실 이런 패턴은 한국에서도 같았다.


항상 ‘내가 아닌 어떤 모습’을 기준으로 삼고
그 기준에 닿지 못한 나를 축소시키며 살아왔다.








하지만 살다 보니,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마음을 나누다 보니,
천천히 깨닫게 되는 게 있다.

내가 아무리 다르게 생기고, 다르게 말해도
나는 여전히 빛난다는 사실.

아니, 오히려 그래서 더 특별하다는 사실.

세상 모든 사람이 똑같이 생기고 똑같이 말하면
얼마나 재미없고 밋밋할까.

우리가 서로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온도와 분위기 때문이라는 걸
나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나는 잘난 사람이 아니다.
그렇다고 남들보다 부족한 사람도 아니다.
그냥, 모두와 같은 우주의 작은 먼지 하나일 뿐.

우리는 다 부족하고,
그래서 서로의 빈틈을 발견하면
그걸 채워주고 채워받으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그렇다면
남들과 같지 않은 나의 모습에
그렇게 부끄러워할 필요도, 숨을 이유도 없는 것이다.

오히려


내가 가진 배경, 경험, 말투, 외모, 성격
그 모든 조합이
세상에 한 명밖에 없는 나만의 색을 만들고 있었다.







‘나도 그들처럼 돼야 한다’가 아니라
‘나는 나의 방식으로 빛나고 있었다’는 것.

나는 내가 가진 따뜻함으로 사람들에게 스며들고,
나만의 말투와 분위기로 기억되고,
다른 누구와도 닮을 수 없는 조합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더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나라서 특별하고,
나라서 빛난다.

그리고 그 빛은
누군가에게 보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시작된다는 걸
나는 이제야 조금 깨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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