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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육아의 끝은

미친(?) 부모들이 많은 이유

by 쉼표






왜 옛날 엄마들은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무엇이 요즘 부모를 미치게 하는 걸까. 그저 요즘 부모들이 힘든 걸 못 견디고 나약해서, 이기적이어서 그런 걸까. 정말 그때문일까.


요즘의 육아는 외롭다. 게다가 남녀 무관하게 동등한 교육을 받고 자기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발휘할 때쯤 아이가 태어나고 그순간 여자의 모든 생활이 무너진다. 한창 나이에 군대에 끌려가 젊은 날 개고생하다 나오는 남자들의 그 시간들처럼 여자에게도 그 시간은 가혹하다. 게다가 사회는 특정 이미지를 만들어놓고 그런 엄마가 되기를 종용한다. 하지만 먹고 자고 울고의 반복, 모를 이유로 떼를 쓰고 엄마만 찾는 아이와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다. 내 새낀데, 이렇게 예쁜데, 그런데 힘들다. 아이는 내 대화상대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온전히 자기 상태에만 반응한다. 엄마가 열이 펄펄 끓든지 다리를 절든지 말든지 아이는 관심없다. 오로지 자기 상태에만 집중하고 표현한다.


그러다보면 꼭지가 도는 순간이 있다. 두 시간 넘게 서서 애를 안고 달래다보면 나도 모르게 미쳐서 아이를 침대에 퍽, 내려놓게 되고 어찌 해도 안 먹는 아이에게 숟가락을 디밀다가 나도 모르게 미쳐서 다 치우고 배고파 우는 아이를 내버려둔다. 너가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쯤! 하며 없는 시간을 상상하며 스스로 화를 돋운다. 이제 여기서 갈린다. 계속 미친 상태가 되어 아이를 던지고 굶어 죽이느냐 아니면 마음을 다듬어 아이를 안아주고 반성하느냐의 차이.


외로운 육아 속에서 그 꼭지가 도는 순간이 있다는 것, 이것은 우리가 이해해야 할 일이다. 이것만 공유되어도 사람들이 덜 미칠 것이다. 늘 생각하건대 모든 것은 한끗차이다. 미쳐 날뛰는 나쁜 부모들을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이 사회에서 내가, 너가, 그리고 쟤가 미칠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다만 우리가 더 건강해져서, 사회가 그 건강에 이바지를 해줘서 좀 덜 미친 사회가 되길 바랄 뿐이다.


수많은 아이들이 죽은 몸으로 뉴스에 떠돈다.

또 얼마나 많은 아이들이 그 몸으로 자고 있을까.

섬뜩하다.

이것은 정말 개인의 탓일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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