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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쉼표 Feb 11. 2019

가족 틈에서 어른되기

책임을 다 하며 살기





나이가 들수록 가족의 모양새가 변한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시간이 갈수록 정신이 왔다갔다하시고 서로를 잡아먹을 듯 싸우다가, 또 다시 자식들에게 그만큼 퍼붓다가, 다시 손을 잡고 울다가를 반복한다. 그 사이 자식들도 진이 빠졌다가 화가 났다가 했다.



그런 광경을 지켜보던 엄마가 어느날 나중에 당신들이 그리 될까봐, 걱정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우리가 저러면 너는 어쩌냐 독백처럼 말했다. 자식들이 많아 서로 번갈아가며 당할 수(?) 있다든가, 한 사람이 지치면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메우고 지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나 혼자 그것을 감당해야 할 나중을 생각하던 엄마의 생각은 어디까지 나아갔을까. 사실은 알고 싶지 않다.



남편 역시 한 살 위의 누나가 있지만 외동과 다름없다. 우리는 그래서,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다 온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양가 어른들과 우리 아이들을 어쩌면 남편과 내 손으로, 온전히 우리 힘으로 받아 들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양가 부모님이 우리를 그렇게 보살펴준 것처럼 말이다.



책임질 일이 많아진다는 것.

더이상 미룰 곳이 없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구나.
그랬구나. 이게 어쩌면 진짜 어른일지도 몰라...




마음 바쁜 일도, 마음 아픈 일도 많지만

무엇 하나에 온전히 마음을 줄 수가 없어서 힘들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분주한 걸까.
결국은
책임지기 위해,
더 미룰 데가 없음을 알기에,
그래서 이렇게 분주한 걸까.




산 너머 산.
약수물 만나듯 행복을 만나며
저기가 정상일까, 하는 확실하지 않은 기대를 품고
그냥 그렇게 살아야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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