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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 엄마 생일

by 쉼표



새벽에 우리방으로 건너와 같이 자던 둘째가 눈뜨자마자 옆에 있는 나를 보고 누운 채로 생일축하노래를 부르고 엄마 생일축하해요 말해주었다. 잠결에 듣고 듬뿍 감동했다. 곧 자기방문을 열고 큰애가 나왔다. 21kg 묵직한 아들이 내 위로 올라타 나를 세게 안아주었다. 숨이 좀 막혔지만 그역시 행복했다. 엄마가 된 지 7년째. 이제 좀 이 역할이 좋아지려고 한다. 그냥 엄마가 되기를 바란 적은 없다. 다만 아이를 낳으면 자연스럽게 엄마마음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모성애가 넘쳐서 세계가 강조하는 그런 어미가 쉽게 되는 줄 알았다. 그게 아니어서 고되었고 그게 아니어서 필요 이상으로 나를 몰아세웠다. 그사이 아이가 자랐고 나도 자랐다. 이전의 나와 전혀 상관없는 새로운 내가 태어나고 아이들과 같이 울고 웃으며 나이를 먹는다. 그렇게 되는 거다. 엄마나이 7살. 나도 제법 자랐다. 여전히 세계가 강제하는 어미가 될 생각은 없지만 어쨌든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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