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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이 말하는 자유

by 쉼표






-엄마, 나는 다시 애기가 되고 싶어.


-왜?


-애기가 되면 자유잖아.


-자유가 뭔데?


-자유? 자유는 유치원 안가고 행복한 아이들 어린이집에 장난감들고 가서 놀 수 있는 거지.









6살 둘째가 다니는 유치원은 장난감은 당연히 안되고 가방에 인형도 못 다는 질서정연한 곳이다. 그에 비해 4살 때까지 다니던 가정어린이집은 다른 기관에 비해 그런 규율이 적었다. 오히려 아이들은 매일 장난감을 하나씩 갖고 와서 서로의 것을 바꿔 가지고 놀고 집에 갈 때 자기 것을 다시 챙겨가는 날이 잦았다. 서로가 서로의 장난감을 탐하고 싸우는 일이 생길 것이라는 것이 어른들의 예측이지만, 물론 그런 날도 있지만 오히려 그것에 자율권을 주면 아이들은 언제나 서로의 장난감을 바꿔 놀 수 있고 다시 자기 것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게 자연스러워지면 오히려 싸움은 줄어들고 아이는 서로의 것을 공유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게 된다. 아이가 다녔던 어린이집은 지나고나니 정말 이름대로였다. 행복한 아이들 어린이집.



처음에는 잠에서 깨자마자 자유타령이라니, 픽 웃음이 났는데 6살 둘째와 나눈 아침 대화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치 맞아, 그게 자유지 하는 깨달음. 인간에게 자유, 자율권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한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하는 생각들이 늘어졌다. 그러다 또 문득 4살 시절을 그리워하게 된 6살 짜리 아들을 보니 뭔가 안쓰러워졌다. 그 작은 몸에서도 벌써 과거, 그리움 같은 것들을 구분하고 키우는구나 하는 생각에 말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추상적인 단어를 구체화시켜가는 그 힘들이 더욱 반가웠다. 오늘도 이만치 자랐구나, 매일 이만치씩 자라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우리는 오늘도 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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