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고군분투하는 코로나 일상. 개강이 미뤄지고 온라인 강의가 시작되었다. 지난주에는 첫 주여서 학교도 학생도 교강사도 모두 함께 앓았다. 나는 월요일 수업이라 더더욱. 이제 2주차에 접어들었으니 좀 안정권에 들어서겠지, 생각한다.
누구든 불만이 있을 상황이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각자 최선을 다 하는 것 말고는 달리 할 게 없다. 불평한다고 코로나가 갈 것도 아니고 그냥 일단은 또 버텨야지.
아이들과 밀착되어 있으니 강의 준비를 할 시간이 더 없어 밤에 몰아서 준비를 한다. 기존 과목은 피피티가 있으니 녹화에 적합하게 조금 손보면 되지만 신규 과목은 피피티부터 다시 만들어야 하니 시간이 걸린다. 피피티 따로 음성녹음 따로도 해보고, 피피티 슬라이드 녹화를 통해 피피티+음성을 하나의 파일로 만들고도 있다. 슬라이드쇼는 확실히 저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컴퓨터를 켜놓고 잤다. 음성강의를 따로 녹음하는 편이 나는 훨씬 수월한데 학생들은 어떨지. 온라인 수업 주수가 더 늘고 있는 상황이니 더 좋은 방법을 고르긴 해야 한다. 사이버대 강의 촬영도 해봤지만 그건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이라 나는 정말 강의내용만 챙기면 됐었다. 지금은 그와 달리 자잘한 기술적인 것도 교강사의 몫이니 그부분이 어려움을 더한다.
그러나 사실 더 힘든 것은 소통할 수 없는 것. 눈빛을 주고받으며 이해 정도나 집중도를 가늠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밀당"을 해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 나 혼자 독주다. 이완이 필요할 때는 내 이야기를 통해 환기하며 숨고르기를 하는데 기록으로 남는 파일에다가 내 이야기를 하기는 조심스럽다. 글과 말은 달라서, 맥락 없이 툭툭 자르면 말이 더 무서우니까. 그래서 위축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것의 장점도 서로에게 충분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디 학생들이 자신이 중심이 되는, 자기를 집중시킬 수 있는 시공간에서 수업을 듣길 바란다.
수업 준비를 하다 날이 밝았고 바람이 선선하다.
미세먼지가 조금 나쁜데 그냥 잠시 창문을 열었다.
아들들은 놀다 놀다 지쳐서, 빨래를 갠다.
곧 점심을 먹고 하루 일과의 가운데를 지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루의 끝이 오면
다음 수업 녹음을 준비해야지.
우리 모두 그저, 잘 버텨내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