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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쉼표 Aug 06. 2020

방향성. 2018년에 남긴 질문과 여전히 없는 답.



2018년 4월에 나는 아래의 글을 썼다.

2020년 8월에도 여전히 유효한 물음이다.

다시 말하면 여전히 헤매는 답이고 없는 답이다.



나와 너와 우리의 방향성은 언제쯤 명확해질까.










이쯤 되면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내 나이와 남편의 나이, 그리고 아이들의 성장. 더 이상 산대로 살 수가 없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사실 종종 들지만 여러 이유로 혹은 아무 이유 없이 삶의 방향을 새로이 하는 일을 미루고 있다.


물론 나는 포기할 수 없는 표식들이 여전히 있다. 넓은 집을 원해서 이사를 했고 차가 두 대 있어야 해서 중고차를 하나 더 샀다. 나를 꾸미고 싶어서 지금도 여전히 쇼핑을 즐기고 있으며 남편과 아이들을 이쁘게 입히고 싶어서 그들의 옷과 신발을 산다. 밑반찬은 만들기 귀찮아서 배달시켜 먹고, 아이들 먹일 고기는 한우를 산다. 몸이 힘들 때는 외식을 하거나 배달음식을 시킨다. 의식주에 대한 내 욕구만 채우는데도 이만큼의 표식과 돈이 필요하다. 그냥 단순히 내가 원하는 만큼, 혹은 그보다 적게 먹고사는 데 이렇게 많은 말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더해질 것이다. 아이들이 자란다. 아이들은 계절마다 옷을 사야 하고 해마다 더 많이 먹을 것이다. 아이들도 하고 싶은 게 많아질 것이고 나도 가르쳐주고 싶은 게 많아질 것이다. 이때부터 중요한 건 방향성이다. 그때가 되면 물러날 때가 없다. 그전에 어느 정도의 범위와 경계와 방향을 정해야 우리 가족들의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일정 정도의 밑그림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것은 허상이다. 실천하기 전까지 그것은 언제든 지워질 수 있으며 구겨질 수 있고 버려질 수 있다. 계획이란, 특히 인생의 방향이란 때마다 수정되겠지만 그렇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향점은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범박하게 말하자면 상위 5%의 아이들이 인서울 대학에 입학하는 이 시점에, 우리 때와 마찬가지로 대학 그 자체를 지향점으로 삼고 살 수는 없다. 그보다 더 구체적이고 생생하며 실천적인 지향점이 필요하다. 그게 무엇일까. 아이들이 기쁘고 행복하게, 때때로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애써 걸어가야 하는 그 지점이 어디일까.


어느 시기가 되면 이 물음표는 자연스레 아이들의 몫으로 남겨지겠지만 가정 안에서 그 방향이 어느 정도 결정되고 거기에 스며들어야 좀 더 편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방향성.............
이제 더 미룰 시간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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