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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머스가이 Sep 06. 2019

유통 TMI "업계 사람들?"

개인 관점에서 본 유통업계 종특

안녕하세요 커머스가이 입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다들 아무 일 없으신지요! 태풍이 아직 끝난 게 아니고 이번 주말까지 봐야 아는 부분이니 잘 단속하셔서 아무 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전화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든 생각이 있어서 유통업계 종사자에 대한 TMI를 해보려고 합니다. 

부제에도 써놨지만 개인 관점으로 일반적인 유통업계 종사자의 특성을 조사하거나 한 결과물이 아닙니다. 그냥 저를 기준으로 제가 본, 제 눈으로 본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서 써본 것입니다. 

혹시나 업계 분들이 계시면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 주시고, 더할 것은 더해주시면 참 좋을 텐데요... 

널리 널리 퍼져서 이 글을 계속 업데이트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영원히 댓글이 달리는 글들처럼요~

좋은 떡밥이 되어야 할 텐데요...


전화를 (먼저) 안 끊음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주된 이유. 

방금 어떤 분이 전화를 주셔서 이야기를 끝내고, 먼저 끊기를 기다리고 있었음.

상대방도 끊지 않음. 약 5초 이상 아무 말 없이 기다리다가 먼저 끊었음.

그런데!!! 이게 지금이야 내가 개인사업자라 그냥 말 끝나고 나서 끊은 거지 회사 다닐 때는 그러지 않고 끝까지 들고 있었음. 상대방(고객님)이 전화 끊을 때까지 그냥 들고 있는 거야. 혹시나 갑자기 머 생각나서 이야기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전화를 받으면 상대가 끊을 때까지 그냥 들고 있음. 완전히 끊고 나면 조금 있다가 내려 놈!


요게 근무시간에만 그러면 되는데 일상 통화에서도 기다리게 됨! 머 사실 대부분 용건만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으니까 특별하게 상관이 없는데, 가끔! 유통업계 종사자 X 유통업계 종사자 가 통화를 하게 되는 경우에!!! 문제가 생김.

서로 할 말 끝났는데 안 끊어! 

둘 다 상대방이 끊을 때까지 기다리는 거지.

그러다 더 못 기다리는 사람이

"먼저 끊으세요~"

"아닙니다. 먼저 끊으세요~"

하고 끊거나... 먼저 끊어요~ 먼저 끊으세요~ X2 정도 한 다음에 서로 민망한 웃음을 남기고 끊음.


요게 특히 심했던 게 마트에 다닐 때 내부 직원들과 통화할 때(나만 그랬는지도 모르겠다만)

서로 안 끊어서 한 번은 몇 명 모여서 반농반진으로 아예 먼저 건 사람이 용건 끝나면 인사하고 먼저 끊도록 사규에 추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했었음.

물론 이건 비단 유통업계뿐 아니라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비슷한 특성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요즘은 어떻냐고? 할 말 끝나면 하나 둘 셋 속으로 세고 끊음.


추가로 평균에 비해 전화 통화할 때 친절한 편이다. 일상에서 말할 때 보다 전화 통화가 조금 더 친절하다. 주변 지인들이야 보면서 이야기하는데 통화는 고객을 응대하는 경우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톤도 정리되고 단어도 정제된 단어를 쓰는 편!


계절(절기)을 잘 알고 있다.

 

유통업은 그냥 일 년 내내 각종 행사(이벤트)를 한다. 

아예 시즌과 계절을 앞서가는 제조사들도 있지만 그들은 더울 때 추운 거 준비하고 추울 때 내후년 더울 거 준비하고 하니까. 당장의 계절감은 좀 적지 않을까 한다. 실제 그 제품이 팔리는 때에 대한 계절감은 있겠지만,


알고 싶지 않은 요일 이벤트들이 신경 쓰지 않아도 들리고 보이고,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다. 

매월 무슨 그런 날들이 많은지! 선물해야 하는 날들이 있는지

그저 명절과 밸런타인, 화이트 데이, 5월 가정에 달 이벤트, 크리스마스, 빼빼로데이 정도만 알았는데

그냥 매주 무슨 날이 하나씩은 걸린다. 그게 원래 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뭐라도 걸쳐서 해야 말 만들기도 아이템 구상하기도 좋으니까 하나는 걸어서 한다. 


매장이 있는 유통업체라면 절기 별로 나오는 제철과일과 채소들을 알게 되고, 언제 계절이 넘어가는 지도 잘 알게 된다. 중간중간 들를 때마다 매장 입구에 진열이 확확 바뀌면서 계절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러다 보니 24절기를 다 외우면서 다니지는 않지만 그에 맞춘 행사를 하게 되니 대충 알게 되고, 

경력이 쌓이면 미리 준비하게 되니까 조금 앞서서 간다.  


그럼 그냥 알면 끝나냐? 알면 끝이냐고?

견물생심! 이런 거 챙겨 주는 00 데이가 있는지 몰랐는 데 있는 걸 알게 됨.

00 데이에는 그렇게 관심은 없었지만 그날 특가로 나오는 상품이 보임.

그 상품을 삼. 샀으니 선물을 함~ 받는 사람이 신기해하면서도 선물이니 좋아함.


(대체로) 소비성향이 높다


위에 말한 내용과 비슷한데, 성별과 무관하게 평균 대비 소비성향이 조금 더 높은 편.

여러 가지 싸게 사는 방법도 있고(직원 할인, 임직원 대상 재고 처분 전 등)

많이 아는 만큼 더 많이 사게 된다. 

세상에 라면이 5종류만 있는 걸로 아는 사람과 500종이 있는 걸 아는 사람.

예전부터 그랬찌! 너는 아는 게 많아서 먹고 싶은 것도 많겠다.

맛집을 많이 알면 그 맛집만 찾아다녀도 일 년이 모자람. 계절마다 맛집이 있고, 일 년 내내 가도 좋은 맛집이 있으니 그거 찾아다녀야지.


상품도 마찬가지 기존에 좋아하고 잘 사는 제품이 있었는데 더 좋은 신제품이 나왔다!! 그럼 그거 하나 사보고 기존 제품이랑 비교해 보고. 특가 나온 거 보면 지르고


 TMI: 진짜 수량 한정 특가, 이슈가 되는 상품의 한정 판매는 직원 구매를 제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인기 선물인데 수량이 몇 개 없다? 직원들에게 사면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업체 가서 사지요. 왜? 컴플레인이 직접 들어옵니다. 내가 문 열자마자 왔는데 없다고? 니들이 빼돌린 거 아니야?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잠깐 옆으로 가면

요즘은 많이 쑤그러들었지만, 한창 할인점이 잘 나갈 때 5만 원 이상 구매 시 장바구니, 10만 원 이상 구매 시 그릇세트 이런 거 주는 한정 행사(보통 점포당 100세트) 하면

매출이 다르니까 점포별로 편차는 있지만 거의 오전에 끝. 10시에 오픈하니까 2시간 이내에는 거의 소진. 매출 높은 점포는 빠르면 30분 이내에도, 보통 1시간이면 선착순 100명 분이 사라짐. 


당연히 받을걸 생각하고 고객만족센터에 방문한 5만 원 이상 구매 고객은 당황... 이때 고객의 대응은 

1. 아쉽지만 늦었음을 인정하고 떠난다(일반적)

2. 행사가 언제까지 인지 확인하고 오늘 환불하고 내일 재도전한다(인근 주민, 즉 단골)

3. 어디서 거짓말을 하고 있냐며 화를 내면서 증거를 내라고 한다(그분들)


머 1,2번의 경우는 딱히 무언가를 할 것은 없습니다. 2번의 경우 방금 구매하셨으니 제품도 멀쩡(다시 진열해도 아무 이상 없는) 영수증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사은품 받으려면 영수증 가져와야죠!) 바로 환불 처리.

3번이 되면 이제 대장을 보여드려야 함. 그래서 굳이 수기 대상에 내용을 기입하고(고객 일반정보) 고객의 사인을 받아서 보관하고 있음. 

이런 상황이니 당연히 직원들에게는 초한정 상품은 절대 사지 마라는 이야기를 따로 함. 당연히 근무 시간 중에 쇼핑이 불가하기도 하지만, 휴무라도 괜한 시비가 생기면 안 되니까.. 


다시 원래로 돌아와서.

일반적으로 여성분들이 쇼핑을 조금 더 좋아하고 남자들이 쇼핑을 귀찮아하는 성향이 있는데(일반적!으로)

유통업계 남자들은 특히 다른 남자들에 비해 쇼핑에 익숙하고 능한 편 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일이니까 새로운 곳을 가게 되면 습관적으로 둘러본다던가! 타 플랫폼에서 살 때도 조금 더 보면서 산다던가 하는 등 업무와도 연결되어 있어서 새로 생긴 매장이 있으면 가보는 경향도 있고, 목적구매라고 하더라도 그 주변은 둘러보는 편.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은 퇴근하면서 장을 봐서 퇴근하는 것이었는데, 머 이제는 온라인으로 주문하지 머 장까지 보겠습니까. 당장 급한 거 몇 개 정도만 챙겨가겠지요.


숫자에 조금 더 밝은 느낌?


이건 개인적인 이야기 일수도 있는데, 숫자에 꽤나 신경 쓰는 편.

아무래도 상품을 다루고, 직접 상품을 다루는 MD가 아니라도 회사의 매출이 거기서 나와서 내 월급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수치에 조금은 더 민감하게 반응함(다들 그렇다면... 종특인데 직장인이 다 그런 걸로 해요)


저 같은 경우는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물건을 담으면서 속으로 더하기를 하면서 담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데 대략 

1. 어느 정도 금액을 샀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2. 가격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할인이 제대로 적용되었는지, 가격표에 오류는 없는지)


1번은 머 다른 분도 미리 구매할 품목 정해 가서 하시니까 비슷할 것 같고.

2번이 포인트입니다. 

매장 내에 가격 표시가 업데이트가 안돼서 실제 가격과 차이가 있는 경우!

할인(멤버십 할인, 카드 할인, 쿠폰 할인, 2+1 등)이 제대로 안 먹는 경우

 - 할인이 안 먹는 경우는 기한이 지났는데 고지를 한 경우도 있음


그래서 에피소드로는

결혼 초 마트에 부인님과 같이 장을 보러 가서 한 카트 가득 담고서는

계산대에서

나: 78,000원 정도 나오겠네

부인: ?? 머래 ㅋㅋㅋ 아무 말이나 막하는 구만

띡띡띡

계산원: 77,800원입니다. 

부인: !!!!!!!!!!!!!!!!!!!!!!!!!!!!!!!!!!!!!!! 머야 이거.

나: 아!!!! 200원짜리 쿠폰을 까먹었네~

부인: 설마 진짜 다 계산했따고?

나: 아니 머 십원 단위 백 원 단위까지는 아니고 대략 천 원 단위 정도로 계산을 하지. 

부인: 아니 알아서 계산해 주는데 뭐하러 그래?

나: 혹시나 가격 오류 나거나, 할인되어야 하는데 안 되는 경우도 있고 하니까

부인: (전혀 이해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그래...

 

다른 분들은 계산기로 더하면서 담는 분도 있긴 한데 머 그렇진 않고 요즘은 저도 딱히 계산을 하지는 않고 대략 짐작 정도 이제는 5천 원 단위 정도로 계산을 합니다. 


제목에 비해 내용이 부족한 것 같은데 어쩌지!!! 멀 어쩌냐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반대의견이 더 좋습니다. 역시 까야 제맛 아닙니까!!!


원가를 알아서 못 사는 경우도 있다


이건 머 제조업, 브랜드사에 비할바는 아닙니다만!!! 

유통업 종사자도 그 업체에 들어오는 원가~ 를 알기 때문에 알기 전에는 좋다고 샀던 제품이 어.. 이게 마진이 음.... 아.... 하면서 사기가 꺼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머 일반적인 유통 마진은 다 비슷하죠 직매입 기준 대략 20% 플랫폼 수수료는 요즘 많이 올라서 15% 정도

 - 이건 머 달라도 누가 말해주진 않겠군요. 밥줄이니까

그런데 특정 상품들 중 50% 이상 막 70% 되는 상품들도 껴 있습니다. 비싼 제품보다 중저가 제품에 더 많은 경우도 있는데 흔히 말하는 명품이 가격이 비싸다기보다는 대량으로 만드는 제품들이 소비자가 대비 원가가 아주 낮은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머 싼 맛에 편하게 사던 것들이 음... 저게 원래 얼마 짜린데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죠.

저가라면 머 그래도 마진율% 은 높아도 절대 금액 차이는 없는데 몇만 원 판매가 인 제품이 원가가 몇천 원이면 좀 꺼려지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흔히들 머 식당 하시는 분들이 다른 데서 잘 못 먹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 반대로 트렌드, 잘되는 집, 본인 서비스 측정을 위해서 일부러 계속 다니시는 분들도 있죠. 


여하튼 알아서 좋은 게 있는 만큼 알아서 안 좋은 것들도 있죠.


지금 생각나는 건 이 정도 군요!!!

제보를 기다립니다. 떡밥 좀 강화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불금되시고, 태풍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커머스가이 드림


고맙습니다.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

 mcr@3rlaps.com


PS. 모비인사이드 대문 내꺼!!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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