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모든 전사들에게, 대웅제약 우루사 광고 '전사의 몸'
‘아버지’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기억들이 떠오르나요? 무뚝뚝하지만 때로는 다정하고, 강철같지만 어딘가 늘 쓸쓸해 보이던 아버지. 2013년에 제작된 대웅제약의 우루사 광고 <전사의 몸>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한평생을 희생하신 대한민국의 모든 아버지께 바치는 감사와 응원의 광고입니다.
[1.눈에 띄는 점]
‘전사의 몸’ 광고는 상의를 벗고 우두커니 홀로 서 있는 왜소한 체형의 중년 남성의 모습을 롱테이크로 연출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계속 바라봐야 하는 시청자의 입장에선 장면이 다소 민망하게 다가올 수 있는데, 이상하게도 화면 속 남성은 민망함을 느끼긴커녕 어딘가 비장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이러한 연출은 세상의 수많은 풍파 속에 벌거벗겨진 듯한 초라하고 민망한 상황에 놓여져도 언제나 굳건히 버텨온 아버지의 모습들을 떠오르게 하며 그로 인해 왜소하고 보잘 것없어 보이는 몸은 오히려 단단하고 강인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또한 광고의 배경이 되는 폐허의 모습이 눈에 띄는데, 이는 남성이 그동안 지내온 ‘아버지’라는 험난했던 세상의 모습들이,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 겪었을 시련과 고난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상태로써 해석됩니다.
장면과 더불어 카피 또한 인상적인데, 자신을 위한 삶이 아닌 가족을 위한 희생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무너질 것 같은 순간마다 수없이 해왔을 다짐들이 마치 한 편의 시처럼, 그리고 경건한 선언문처럼 다가옵니다.
[2.아쉬운 점]
강한 비주얼의 첫인상 덕분에 초반 후킹은 유효했지만, 단순한 장면 구성과 긴 러닝타임, 그리고 슬로우 모션과 더불어 전반적으로 느린 전개 방식으로 인해 긴 호흡의 영상에 시청자를 끝까지 붙잡아 두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브랜드의 인지도와 제품의 효능을 효과적으로 동시에 알렸던 전 작품 <간 때문이야>캠페인의 유쾌한 무드와는 다르게 갑작스러운 이미지 전환으로 인하여 브랜드의 정체성이 될 수 있었던 단단한 초석을 너무 쉽게 무너트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루사는 그 이후 매년 다양한 광고 전략을 전개했지만, 결국 23년에 간 때문이야 캠페인의 초기 모델인 차두리 님을 재 섭외하여 CM송 캠페인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브랜드의 용기 있는 다양한 도전은 언제나 필요하지만, 한 번에 뒤엎기보다 그동안 쌓아온 헤리티지들을 잘 살펴보고 조금 더 신중하게 고민하여 캠페인의 방향성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전 작에 비해 제품의 베네핏이 전혀 드러나 있지 않아 브랜드 필름과 디지털 광고의 사이에서 애매한 포지션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시리즈 제작을 통해 브랜드의 서브 캠페인이 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3.고집 한 평]
우루사 ‘전사의 몸’은 기억 속에 잔잔하면서도 강하게 박혀있는 광고입니다. 이런 간결한 구조로 강하게 임팩트를 남긴 작품을 최근 광고 중에서는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라는 키워드를 떠올리면 가장 생각이 먼저 나는 캠페인이라는 점에서 평소에 잊고 지냈던 가족에 대한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 큰 의미가 있는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모든 전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Client : 대웅제약
Agency : 이노션
Onair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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