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차이

아동학대의 정의

by 혼자놀기

얼마 전 막내 손녀 생일이라고 저녁을 함께하기로 하고 모였다. 첫 손녀는 제 엄마 껌딱지이고, 막내는 제 아빠 옆에 늘 붙어 있다.

둘이 한 사람을 놓고 다투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다.


식당에 가서 한쪽은 아빠, 둘째 손녀, 할머니가 앉고 이쪽에는 엄마, 첫째 손녀 그리고 할아버지가 앉아서 밥을 먹고 있는데 첫 손녀가 묻는다.


'할아버지는 어느 유치원을 나오셨어요?'

"할아버지는 유치원 안 다녔어."

'그럼 할아버지는 아동학대를 당하신 건가요?'

당황스럽다. 이 무슨 질문이 이런가?


"할아버지 어릴 때는 유치원도 별로 없고, 다니는 아이들도 별로 없었어."

'왜요?'

"그때는 우리나라가 가난했거든.."

'할아버지 가난하다는 게 뭐예요? 가난하면 유치원 못 가나요?'


뭐 답해줄 말이 없어 잠시 생각을 하는데,


'그럼 할머니도 유치원 안 다녔나요?'

*할머니는 마산에서 유치원 다녔지*

'아 그럼 할머니는 영어유치원은 어디로 다녔어요?'

*할머니 때는 영어 유치원은 없었어*


우리 손녀들은 알파 세대의 아이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참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2~3년 전 참석했던 한 강연의 제목이 [세대 간 갈등]이었다.


세대를 나누는데 전후 베이비붐 세대부터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시기가 1958년 개띠부터이고 이들이 은퇴하는 때부터 우리나라의 노인문제가 심각해지고, 요즘은 10년이면 한 세대가 휙휙 지나간다고 하면서 각 세대 간의 갈등 상황과 이해 부족이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고 했다.


강연 끝에 질문할 것이 있으면 하라고 해서 질문을 하나 했다. 하지 말았어야 했던 질문을...


"그럼 1958년 그 이전 사람들은 어느 세대에 속하나요?"

순간 연자가 당황한다.

'글쎄요.. 베이비 붐 전 세대?라고 할까요?'

그런데 뒤에서 누군가 작은 소리로 말하는 것이 들렸다.

"죽었어야 할 세대지요."

왁 사람들이 웃는다.


연자가 약간 당황해서 말을 했다.


"얼마 전 해외의 유명대학 학생들에게 설문을 했답니다. 부모님이 몇 살쯤 돌아가시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요..


혹시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팔십, 구십, 백 살

여기저기서 답이 나온다.

연자가 정색을 하더니..

"예순 살 이랍니다."


장내가 조용해지더니 그거는 외국이야기 아니냐는 웅성거림이 있다. 그러자 연자가 다시 말했다.


"이걸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조사를 했는데요. 같은 답이 나왔습니다."


청중 대부분이 60은 넘어 보였는데 좀 충격이 있는 표정들이었다.


60 넘으면 다음 세대에게 재산 넘기고 자식들 괴롭히지 말라는 뜻이로구나..


그러니 국회의원이 어르신들은 집에 계시지 뭐 하러 투표장에 나왔느냐는 소리를 하는 것이지...


이 시대는 이런 시대로구나 하는 자각이 들었다.


언젠가 식당에 붙어있는 포스터에 [3가지 형태의 바보 부모]라는 글을 보고 웃은 적이 있다.


첫째 바보

손주 봐주느라 자기 스케줄 취소하고 달려가는 부모.


둘째 바보

퇴직금 타서 자식 사업 자금으로 주고 용돈 타서 쓰는 부모.


셋째 바보

혹시 아이들이 와서 자고 가기 불편할까 봐 집 늘려 이사 가는 부모.


세태를 잘 나타낸 글이라 생각한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은퇴를 맞아 일도 없고, 돈도 없고, 여가를 즐길 여유도 없고, 혼자서 놀 줄도 모르는 4無인 노인이 많다. 아무런 계획도 대책도 없이 노인 연령을 75세로 하자, 지하철 무료 승차를 70세로 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의사 조력 자살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문제가 국회의원들의 업적 경쟁 방편으로 법이 만들어진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온 나라가 풍비박산으로 갈려 편싸움 중인데 뭐 이 딴 저급한 문제를 이야기하느냐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것이 바로 당신들이 맞이할 시대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은퇴를 앞둔 후배들에게 혼자서 놀 수 있는 준비를 하라고 하면 가슴에 잘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친구 많은데 왜 혼자 놀아?'


글쎄 늘 함께 놀 수 있는 친구가 그리 많을까? 아마도 곧 느낄 것이다. 그 많던 주위의 사람들이 다 어디 갔지? 그들은 당신과 놀기 위해 늘 시간을 내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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