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정원에 꽃이 만발하고, 목련은 거의 지고 벚꽃도 비바람에 다 떨어졌다.
주말에 헤이리에 갔더니 대남 방송이 시끄럽다. 이상한 괴음, 소음이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몇 년 동안 들리지 않던 소리인데, 쓰레기 풍선에 대응한다고 대북방송을 우리 쪽에서 먼저 했는데, 북에서 그 대응으로 소음 방송을 한다고 한다. 대북 방송은 뉴스도 나가고, 노래도 나가고 체제 비판도 나가고 국제 정세에 대한 방송도 한다고 하는데, 대남 방송에 무슨 소리를 해도 믿어줄 사람이 없으니 그냥 신경을 긁는 소음을 내보내는 것 같다고 추정을 하던데, 북에 가까운 오금리, 대동리 주민들은 정말로 괴로운 모양이다.
헤이리 주민들도 밤과 새벽에는 소리가 많이 들려 잠을 설친다고 한다. 노을동산에 올라가는 길에 이제야 개나리 진달래가 피기 시작했다. 서울보다 평균 기온이 4도 낮으니 이제 이른 봄이 찾아왔다. 동산을 올라 전망대에서 북한 땅을 내려다본다. 이상하게도 이곳은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옆에 있던 마을 분이 소음도 바람길을 따라 옆으로 비껴간다고 설명을 하면서 소음이 심한 쪽과 아닌 쪽을 구분해 준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그저 평화롭기만 한데... 세상은 뒤숭숭하다.
남북의 대치가 눈앞에 보이는 이 마을 주민들 사이에도 좌우가 갈려있고, 신구가 갈려있고, 세입자와 임대인이 갈려있고 법인과 개인이 또 갈려있다. 그러고 보니 전 국민이 자기가 처한 위치에 따라 다 따로따로 편을 먹고 싸우는 형세다.
동산에는 개나리와 진달래가 어울려 무심히 피어있고, 임진강과 한강은 사이좋게 만나 서해로 빠져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