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창문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바람이 세게 부는가 해서 밖을 내다보니 쬐꼬만 까만 바탕에 흰색 얼룩이 있는 새가 창 앞에 앉았다가 몇 번 쪼아대다가 날아오르면서 창문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번에는 까치 한 마리가 지붕으로 난 통풍창에 앉아 우리를 들여다보면서 부리로 쪼아대더니 이번에 쟤는 뭔가? 박새인가? 아무리 두들겨도 밥알 한 톨도 얻어먹지 못할 텐데 왜 저러고 있나? 새끼 낳을 구석을 찾고 있나? 작년에는 직박구리가 지붕과 현관문 사이 공간에다 보금자리를 만들어 새끼를 여섯이나 키워나갔는데... 새들한테 새끼 키우기 안전한 곳으로 소문이 난 것인가?
동영상을 찍으려는데 쉽지 않아서, 사진을 한 장 찍어 자세히 보니, 참새도, 직박구리도, 박새도 아니다. 저 새가 무슨 새일까? 찾아보니 쪼아대기 전문인 쇠딱따구리라고 나온다. 우리 집 유리창 쪼아대지 말고 주변에 나무 많은데 그리로 날아가라. 제발..
밖으로 나가 제대로 사진을 찍을까 했더니 깜짝 놀라 호로록 날아가 버렸다.
나온 김에 마당을 둘러보니 상추, 부추가 먹을 만큼 자랐다. 부추는 지난주에도 잘라서 전을 부쳤는데... 참 잘도 자란다.
오늘은 싹이 올라와 제법 줄기가 자란 샤론 양파를 화단에 심었다. 생태가 어떤지도 모르지만, 싹이 나왔다고 버리기는 그래서 비어있는 화단에 심었는데, 구근이 열릴 것이란 기대는 없고, 양파 꽃이나 볼 수 있을까 해서 심었다. 부추는 사실 자주 잘라먹고 있기는 하지만 꽃이 예쁘다.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매년 그 자리에서 점점 퍼져나가고 있다.
마당으로 돌아와 화단을 살펴보니 명이 꽃대가 올라왔다. 명이는 삼겹살집에서 장아찌로만 잎을 봐왔지 꽃을 본 일은 없다. 다음 주에는 필 것 같은데 다음 주에는 지인들과 여행을 떠나기 때문에 꽃 피는 것을 보지 못할 수도 있겠다.
아쉬움에 꽃대 올라온 사진을 찍었다. 언젠가 지인이 마당에는 꽃만 키우고 채소는 사서 먹으라고 하던데 그래야 경제가 돌아간다고... 이 꼴 저 꼴 보기 싫어서 우선 텔러비전 끊고, 신문 안 보고 있는데 이제는 산속에 들어가 살 준비하느라고 채소를 직접 키우고 있다고 했다.
심심풀이로 키우는 채소가 노인네 둘이서는 어떻게 할 수 없이 많이 나오는 것도 문제다. 작년에 심었던 청양고추는 장아찌 담아 놓은 것이 아직도 남아 있다.
문 앞에 불두화도 피었는데, 어째 비슷한 시기에 피어나는 때죽나무, 노각나무, 산딸나무는 소식이 없다. 그늘에 있어서 그런가? 얼어 죽지는 않았으니 이제 곧 피겠지. 이 나무에 꽃이 피면 정원이 화려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