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를 중심으로 미술관 방문
1.
오늘 새벽부터 여행 모드로 들어간다. 금, 토, 일 2박 3일간 나오시마를 중심으로 몇 개의 미술관 탐방 여행인데, 2019년 이미 한 번 했던 여행이지만 아마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때는 다카마쓰에서 여행이 시작되었는데, 이번에는 오까야마에서 시작하여 지난번과는 반대로 여행이 시작된다. 그러나 저러나 중심에는 나오시마가 있다.
뭔 놈의 여행이 새벽 다섯 시 반에 공항으로 오라고 한다. 공항버스 예약하고 겨우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는데, 처음부터 여행 가이드의 태도가 마땅치 않다. 뭐라 그럴 수 없어 그냥 참고 가는데, 쓸데없는 일을 많이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 불길한데 두고 봐야지... 가이드가 팀의 특성을 파악하지 않고 그냥 노인네들이니 자기 생각대로 해 볼 모양인지, 별 쓸데없는 자기 자랑이나 늘어놓는다.
비행기는 정시에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이륙은 30분 늦은 여덟 시에 했다. 그래도 도착 시간은 같다. 열심히 날아갈 모양이다.
아침 식사가 나온다. 맥주 한잔 곁들여서 고기 몇 점 집어 먹으니 벌써 착륙 준비가 시작된다. 준비한 유튜브 음악을 다 듣기도 전이다. 일본과 대한민국 가깝기는 가깝다. 가까워서 늘 경쟁하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모양인데, 요즘은 옛날과 달리 한국이 일본을 앞지르는 부분도 있으니 배가 아프고 시기하는 것은 도리가 없을 것이다. 자기들의 세상이라 여겼던 전자가 밀리고, 자동차도 격차가 거의 사라지니 불안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이 우리를 치고 나오듯이...
2.
오까야마는 처음 와보는 곳이다. 이제 곧 랜딩 하니 벨트 매라는 방송이 나온다. 공항에 내려 비행기 모드 풀면 바로 로밍이 되는 모양이다. 돈은 내지만 편리해졌다.
느릿느릿 진행되는 시골 국제공항에는 영어는 잘 통하지 않았다. 다음 코스는 일본 3대 정원이라고 하는 고라쿠엔(後樂園)... 글쎄 뭐 크게 대단한 것은 없는데 한 바퀴 휘돌아 나왔다. 우리나라와의 문화차이, 손을 너무 많이 댄 정원은 별로 마음이 가지 않는다.
한 시간 가까이 산책을 하는데, 우리나라에 비해 미세먼지 없고 하늘이 청명하다. 중국서 바람 타고 오는 황사가 여기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3.
보기에는 화려한 일정식으로 점심을 마치고 오카야마 미관지구 수로를 따라 걷다가 일행과 함께 커피 석 잔과 유명하다는 비스킷을 먹었는데 가격이 우리 돈으로 만이천 원이다.
그리고 오하라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오늘 하루만 이천보를 넘게 걸었다. 연로한 회원들이 좀 피곤해하신다. 내일 아침도 일찍 일어나 나오시마로 가야 하는데..
4. 오하라 미술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사립미술관이라고 한다. 요즘 미술관의 경향과는 다르게 사진도 찍지 못하게 하고, 홈페이지에 소장 작품들의 사진도 고화질로 공개되어 있지는 않다. 대부호의 후원을 받은 화가의 안목에 기대어 수집된 20세기까지의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건희 컬렉션에 비하면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이건희 컬렉션은 아직 한 군데에 모아져 전시되고 있지는 못한 점이 다르다. 그리고 현대미술 쪽은 거의 일본 것 이외에는 없다. 대단한 컬렉션이긴 한데 구태의연한 느낌을 버릴 수 없었다.
5. 와슈블루리조트 카사고 호텔
Washu Blue Resort KASAGO
세토대교가 멀리 내려다 보이는 호텔, 곧 비가 내릴 듯 날이 흐리다. 창문을 여니 바다 냄새가 난다. 새들 지저귐이 들린다. 이 호텔에 대해 찾아보니 대단히 비싼 호텔이다. 그런데 로비에서 오후 세시에서 밤 열 시까지 무료 간식과 음료, 각종 술이 제공되고 있다. 주변에 다른 위락 시설이 없어서 그런 모양이다. 저녁 식사도 이 호텔의 뷔페식당에서 했는데, 주문을 하면 가져다주는 요리와 자기가 골라 먹는 요리가 있고, 온갖 술이 무제한 서비스 된다. 토네이도라는 맥주는 특별한 잔에 제공되는데, 술이 아래에서부터 차 올라오는 게 재미있다. 사케도 제공되는데 다이긴죠도 있다. 실내 온천장도 있고, 야외 온천장도 있다.
6. 나오시마, 그 실망스러움
비가 쏟아지는 아침, 나오시마 관광을 위해 서둘러 아침 식사를 마치고 배를 타러 나갔다. 비만 오는 게 아니고 바람도 있다. 기온이 떨어져 살짝 춥다. 8년 전에도 비슷한 멤버들과 갔던 곳이라서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지인이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은데 다녀와서 정보를 좀 달라고 하였다. 비가 많이 내려서 다니기 불편할 것은 각오를 했는데, 그동안 전시물은 변한 것이 거의 없는데, 아니다 움직이던 전시 작품이 멈춰진 것은 있다. 기다리는 줄은 길어지고 무질서 해지고, 사람이 많다 보니 조용히 감상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유명 작가의 작품들이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소장되어 있는 많아졌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도 신선함이 사라진 지 오래다. 커다란 건축물에 몇 개 없는 작품을 보러 가는 꼴이 되어 버렸다. 감상이 아니라 눈도장 찍으러 다니는 관광이 되어버리고 시설도 깨끗이 관리는 되어 있지만 서비스도, 기계 시선도 낙후되어 있다. 우리가 잘 살게 된 덕분인지, 일본이 정체되어 있어서인지 구분은 안된다. 그런데 고지식하게 규칙을 지키는 것은 본받을만하다. 우리는 규칙은 국민만 지키고 사회를 선도하는 자들은 자기들의 특혜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그리고 음식점에 종업원이 많아도 단체 손님을 접대하는 방식은 너무 구태의연하다. 자기가 열심히 해봐야 주인이 돈을 버는 것이지 자신의 급료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표정이 읽힌다. 그러나 말은 상냥하고 인사는 기가 막히게 잘한다.
7
이제 여행 마지막 날이다. 비가 오라가락하는 세도대교를 건너 시간반 거리에 있는 오츠카미술관으로 간다. 여기도 별로 변해 있을 것 같지는 않아 크게 기대를 걸진 않는다. 길 오른쪽으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는 걸로 봐서 목적지가 가까워지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커다란 현수교가 나타나고 곧 미술관이다
오츠카미술관, 포카리스웨트를 만드는 오츠카제약에서 세운 미술관이다. 전 세계 유명 미술 작품을 윈형에 가깝게 도판에 그려서 전시하는 미술관이다. 이미 사라져 버린 미술품을 재현한 것도 있다. 모두 다 가짜인데 뭔가 입장료를 비싸게 받는가 그럴 수 있지만 하루 종일 봐야 다 볼 수 있을 정도 규모이다. 모네의 연꽃 정원도 있고, 피에타 그림만 모아둔 곳도 있다. 일곱 개의 해바라기가 모여있는 곳도 있는데, 그중 하나는 화재로 소실되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사진을 바탕으로 재현한 것도 있다.
이 미술관의 의의는 온 세상에 널려있는 유명 미술 작품을 한 곳에 모아 놓인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미술의 경향을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미술사 공부에 아주 효과적인 미술관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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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나와 나루토 해협의 거친 파도를 구경하고, 사누끼 가락국수로 점심을 하고, 나루또대교를 지나 오와지 섬에 있는 안도다다오가 설계한 물의 절이라는 별명이 있는 法幸寺라는 절을 구경하고, 아카시대교를 넘어 고베시로 들어갔다. 이제 국제선이 새로 생긴 고베 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면 수석회 창립 60주년 여행이 끝난다. 운전수도 이 공항이 처음이고 가이드도 처음인지 2 터미널에 국제선이 있는데, 1 터미널에 내려줬다. 국제선 터미널이라지만 생긴 지 한 달 조금 넘는 공항이라 시설이 시운전 수준이다. 연착으로 인해 두 시간 대기인데, 커피숍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