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갔다 돌아오기

코타키나발루 여행 후기

by 혼자놀기


서울 시간 5시 45분, 월요일 아침이다. 아직 비행기 속이다. 한 시간 반 정도 더 가야 인천공항이다.

코타키나발루는 엄청 비가 많이 내렸는데, 영종도는 어떨지. 창문 틈으로 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다. 확 열어젖히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다.

복도 쪽 자리에 앉아마자 잠이 든 옆자리의 여인은 한 번도 깨어나지 않고 고개를 푹 숙인 불편한 자세로 자고 있다. 창가에 앉은 아내는 뒤로 젖히고 자고 있는데, 나는 여행 첫날 배 타다 다친 꼬리뼈가 아파서 자세가 불편하다. 이 여인을 깨워서 화장실이라도 좀 다녀올까? 그러기에는 너무 곤히 잠을 자고, 나는 크게 오줌이 마렵지도 않다.

아내가 일어나더니 문을 연다. 밖에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다.

좌석 벨트 사인이 꺼졌다. 아내가 화장실 간다고 여인을 깨웠다. 여기저기 사람들이 일어나고 기내가 부산스러워지고 있다. 화장실 줄도 길어졌다. 폭우로 출발이 늦어지고 공항에서 긴 기다림으로 지쳤던지라 불편한 잠자리로는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연결 편 항공기를 탈 승객들이 있으니까 그분들 먼저 나갈 수 있게 자리에 앉아서 대기하라는데 들은 척도 안 하고 안전벨트 불이 꺼지자마자 우르르 일어나 짐을 내리고 야단이다. 스튜어디스가 나서서 상황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리다. 그래도 양보 못하겠다는 늙은이가 하나 앞에서 항의한다. 항의할 것을 가지고 항의를 해야지 자기 하나 때문에 더욱 지체되고 있는데.. 나이는 어디로 처먹었는지.. 욕이 절로 나온다.

연결 편이 10분 밖에 안 남았다고 동동 거리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저러니..

여행 마지막에서 기분을 잡쳤다.

인천공항은 정말 크다. 수속도 엄청 빠르게 진행된다. 짐찾아 공항철도 타고 오니 집까지 무료다. 한 시간 반 조금 넘게 걸린다. 정리하고 간단히 점심 먹고, 커피 한 잔 하니, 이제 졸렵다.

왜 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면 졸릴까? 낮잠을 두 시간이나 잤다. 밤 잠은 어쩌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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