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단어들을 담아] 68일간의 인테리어 끝자락에서
몇 달 전, 집을 샀다.
아직 좀 젊은 나이지만, 운이 좋아 어찌저찌 그렇게 되었다.
아니, 집을 사는 건 내 나이 스무 살에 가진 큰 목표 중 하나였기에 운만 좋았다고 치부해 버리기는 싫다.
나는 집에 집착했다.
단지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 값으로 불안했기 때문은 아니다. 언제고 형편에 맞는 집을 사면 되는 거니까.
그보다는 내가 평생 혼자일까봐 불안했다. 나에게 집을 산다는 건, 곧 같이 사는 누군가가 생겼음을 의미해 왔다. 그저 아무 누군가가 아니라, 잠시 내 삶에 함께하는 누군가가 아니라, 앞으로 쭉 함께할 사람이 생겼다는 의미였다.
과 CC로 결혼에 골인한 부모님을 보며 내 20대의 많은 부분을 기억해 주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다행히 서른에 이르기 전 집을 사게 되었다. 고작 10여 년 된 아파트를 두 달에 걸쳐 우리에게 꼭 맞는 집으로 바꿔내기까지 했으니, 나는 우리가 오래도록 함께였으면 좋겠다.
영원히 우리로 남아 우리집에서 숨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