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부모는 서로를 길러낸다.
신장 기능의 저하를 나타내는 단백뇨가 경계치에 해당하는 ‘++’로 유지된 지 7주째 되던 즈음이었다.
병원 진료가 있는 날 제출을 위해 채취한 소변 색이 평소보다 좀 묽어 보였는데, 집에서 딥 스틱 검사를 해보니 단백뇨가 평소보다 아주 연해져 있었다.
농도가 옅으니 아무래도 단백뇨도 옅게 나올 수밖에 없을 거고 이게 딥 스틱 검사의 한계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날 병원에서 한 소변 검사는 ‘+-’로, 미세 단백뇨 수준으로 평소 ‘++’에 비해 두 단계나 낮았다.
병원에서는 농도 보정도 하기 때문에 딥 스틱 검사보다 더 진한 단백뇨로 나올 줄 알았는데..
당연히 집에서 한 검사가 엉터리일 줄 알았는데..
여러 생각이 한 번에 들었지만, 사실 생각보단 감정이 앞섰다.
벅찼다.
아직 가능성이 있다.
아직 7살이지만 콩팥이 안 좋다는 것, 소변검사가 좋아지는 게 낫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늘 제자리걸음이라는 걸 알면서도 아이는 긍정적이었다.
먹지 못하는 음식을 다른 가족들이 먹을 때에도, 내가 못 먹는 걸 다들 먹지 말라고 하기보다는 ’ 나도 다 나으면 이거 사줘야돼‘ 라는 식이다.
식단 제한이 시작된 지 반년 가까이 되어가자 아이는 단순히 한 끼 식사에 그친 계획이 아니라, 일주일 단위의 계획을 짜기도 한다.
나 다 나으면 우리 가족 모두 내가 먹고 싶은 음식으로만 일주일 동안 먹기 어때?? 어때 어때?
단백뇨 수치 감소가 처음 확인 된 이후, 단백뇨 수치는 다시 ‘++’ 아래에서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며 조금씩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아이 앞에서 드러내진 않지만 사실은 단백뇨 곡선을 따라, 내 마음도 같이 요동친다.
아이는 여전히 유치원 결석 중이고 고기도 과자도 마음대로 먹지 못한다.
만약 신장 기능에 대해서 완전 관해가 되더라도, 평생 면역 관리를 하며 자반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그래서 신장 침범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더디지만 분명히 회복되고 있다.
의사도 부모도 모두 회복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지만 아이는 나아질 거라 믿었다.
그 믿음이 오늘을 만든 거다.
아이는 나를 가르치고 길러낸다.
작은 변화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믿는 아이처럼 나도 그렇게 자라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