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bin 이선종 Feb 10. 2020

이끌거나 따르거나 비키거나

백일만에 꺼낸 첫 메시지

2019년 11월 1일, 만 20년이 된 도모브로더의 4번째 대표가 되었다. 우연히도 100일이 된 오늘 변화의 시작을 매니저들과 이야기했다. 가장 큰 변화는 회사가 가진 PR회사라는 아이덴티티를 버리는 것. 2019년 8월에 쓴 '진정한 변화란 과거를 버리는 것'에서 말한 적이 있다. 도모가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관점으로 일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찾기 위해 지난 몇 달간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자 했다. 

 

#1 조직은 재능을 이길 수 없다 https://bit.ly/2vnkJXR

박재범은 JYP에서 iHQ, 힙합 레이블 AOMG까지의 그의 변화 스토리를 보면 이제 조직의 힘이 재능 있는 개인에게 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느낄 수 있다. 당연히 박재범은 뛰어난 패션센스와 댄스, 무대 연출을 통해 누구보다 프레시하고 트렌디한 모습을 보여주는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진정한 재능은 다양한 재주를 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피나는 노력을 통해 나날이 발전하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정신에 있었다. 

옛날에는 기획사가 모든 것을 정했고 시키는 대로 따라가야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달라요. 제 레이블이 있고, 제 앨범을 직접 만들고, 제 노래를 직접 만들고, 제 스케줄을 직접 정하고, 일하고 싶은 사람들과 일하고 늘 가족과 친구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 주류 문화라고 불렀던 엔터테인먼트 산업 변화의 시그널링, 개인의 재능이 조직의 전문 관리를 넘어서는 시대가 됐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 도모를 둘러싼 커뮤니케이션 시장의 변화

긱 이코노미라고 불리는 단기 일자리 종사자는 전 세계 5억 4,000만 명, 미국의 노동 인구 중 35%, 올해는 40%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한국은 207만 명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플랫폼은 크몽 (2019년 현재 총 누적 거래금액은 717억 원이다. 63만 명이 이용한다. 지난해 미래에셋과 알토스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10억 원 규모 투자도 끌어내며 성장 가능성도 입증했다) 탈잉, 클래스 101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시장을 지속적으로 침투하고 있다. 

이제 세계 최대의 광고 회사는 구글이라는 말이 돌정도로 유튜브 영상 제작팀에서 제작한 신라면 광고 이후 다시 한번 미디어의 파격적인 공세가 시작됐다. 광고 회사의 디지털 전문성 부재는 이제 예전 말, 디지털이라고 정의하는 것부터가 부적응의 증거이다. 칸, AP 어워드 등 대표적인 디지털 분야의 어워드도 광고 회사가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디지털을 잘하는 PR회사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기에 이제 늦었다고 판단했다 


도모의 기획자 집단은 전통적으로 메시지를 강조해왔다. 메시지 기획이 가능한지가 PM를 선정하는 기준이 될 정도로 메시지에 극도로 집착했다. 그래서 주니어들의 개발 참여가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메시지 기획력은 도모의 전문성이 되었고, 확실히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 하나는 2015년부터 조직된 크리에이티브 팀. 이제 5년이 되었고, 도모의 1/3 인원이 이 팀에 있다. 영상 한 편 만들기 어려웠던 회사가 일사천리로 PPM을 준비하고, 여유롭게 인터뷰를 진행하고, 편집의 고민보다 몇 분 몇 초에 터지게 만들까를 고민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들을 통해 구현될 수 있는 비주얼 강점이 있고, 앞으로 더 성장할 것이다. 그래서 우린 명확한 메시지가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 회사로 변화하고자 한다


Content For Everyone

모두를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가 될 것이다. 콘텐츠 제작 과정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기획자의 꿈과 클라이언트의 바람, 유저의 니즈가 부합되어 기획서가 만들어진다. 메시지와 비주얼, 플랫폼을 통해 배포된다. 배포된 콘텐츠를 통해 고객은 경험하고, 무엇을 남겼는지 피드백을 얻는다. 협업 구조는 기본적으로 기획자 2명과 1명의 크리에이터, 총 3명이 페어로 일하고, 우리가 앞으로 하고자 하고, 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이제 그릴 것이다. 

이끌거나, 따르거나, 아니면 비키거나 Lead, Follow, or Get out of the way
- CNN 설립자 테드 터너 -


이 이야기 함께 매니저들에게 함께 달려줄 러닝메이트가 되어주길 부탁했다. 20년간 축적된 체질 개선. 엄청난 노력과 힘든 과정을 거쳐야 가능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이 도모에 좋은 시그널링이 되길 희망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의 이름값은 얼마인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