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난 감성 지능이 부족하다
AC, 애프터 코로나를 위해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영업망을 정비하고 있다
최근 도모브로더를 둘러싼 개발(신규 클라이언트 비딩) 중 웹사이트 리뉴얼 과업들이 꽤 있다. ‘약은 약사에게, 병은 의사에게’ 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커뮤니케이션 업계는 전문 영역이라는 것들이 존재한다. 요즘은 대형 에이전시 홍수 속에 그 경계가 유명무실해지고 있지만, 30명 규모의 작은 기업은 그 고유한 영역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최근 2개월 간 가장 새로웠던 도전들은 기업 웹사이트를 리뉴얼 하는 제안들이었다.
오늘 PT를 하고 왔다
2주간 팀의 역량을 갈아 만든 소중한 콘텐츠. 몇 번은 곱씹어 보고, 옆으로 보고, 부족한 것이 있는지 거꾸로 보고 준비했던 제안서다. 지난주에 예상 Q&A 20개 이상 준비하고, 가는 길에 각자의 역할과 책임, 마음가짐까지 당부하며 우리의 제안을 전달했다. 개발자나 퍼블리셔가 없는 조직 탓에 시안은 동영상으로 준비한 임기응변까지 우리가 제작할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담았다.
PT에 참여한 3개의 업체에게 공통된 시간, 40분
30분 발표에 10분 Q&A. 적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PT 심사자는 15명가량. 우리 팀원들을 포함 20명의 호흡이 이 안을 가득 메운다. 프리젠터 Jace는 우리 모두의 바람을 담아 이야기를 풀어간다. 끝까지 우리가 준비한 '브랜드 저널리즘의 그릇'이 되는 웹사이트를 새로운 바람을 제시했다. Q&A도 사전에 정한 대로 모든 팀원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나름 우리가 준비한 콘텐츠에도, 과정 또한 매끄러웠다.
PT를 하는 날, Wrap-up은 반드시 필요하다
제안 과정에 있었던 좋은 일, 배운 일, 그리고 아쉬운 일까지 상급자부터 털어놓는다. 집에 가서 이불킥 할 내용이 없을 정도로 털어놓는다. 그래야 개발의 배움이 묶인다. 유난히도 Wrap-up 과정도 아름다웠던 이 개발. 확신할 순 없지만 모두가 기분 좋은 상태로 사무실에 복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등, 잔인한 현실이 날 마주한다
고생한 우리를 축하하기 위해 저녁을 먹는 중 클라이언트에게 전화를 받는다. '종합적으로 우수했으나 안정성 측면에서 다른 업체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라는 코멘트.
우리가 기대한 것과 다르게 흘러간다. 담배가 피고 싶었다. 수 없이 경험한 상황이지만 연인의 이별 통보처럼 좀처럼 익숙해지기 어려운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에서는 두 가지 선택지로 좁혀진다.
에이전시는 개발 과정에서 무보수 투자를 한다. 그런 의미로 우리에게 유의미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지?
우리가 받은 평가로 다음 기회를 얻을 수 있는지?
내가 마주하는 잔인한 현실에서 이 두 가지 다음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노력한 도모얀들에게 위로를 해 주고 싶었다. 대부분 정제되고 좋은 덕담으로 마무리하지만 매번 마주하는 이 잔인한 현실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 조만간 '오늘의 문제'로 삼아 꼭 솔루션을 찾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