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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 이선종 Jan 25. 2021

CI(Corporate Identity)를 고쳤다(2)

과거에 지금을 더하다

그렇게 소득 없는 며칠을 보내고, 다시 처음 이 역할을 맡았을 때 기록을 보게 됐다


소수의 권력자보다 다수가 평등하게 의견을 낼 수 있는 커뮤니티를 꿈꾸고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서 하기 힘든 일을 위해 '도모'에 모여있습니다. 왜 모였는지를 기억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있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또한 잘하고 싶은 의지가 있는 사람을 도모얀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당연히 다르고, 달라서 좋은 것들이 더 많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다시 써 내려갈 것입니다. 그 과정이 우리가 꿈꾸는 홈(HOME)을 만드는 시작입니다. 


여러 번 토론하고, 결정된 결과를 부정하는 것, 소수의 권력자를 싫어한다고 말하면서 스스로 모순적이었다. 함께한 #읭 팀에 미안함과 부끄러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인간은 간사해서 말했던 것만 지키면 중간 이상은 갈 텐데 그게 참 힘들다. 그렇게 우리가 시작한 CI 리뉴얼을 완성할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도모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 갈증, 포용, 연결 이 3가지 밸류에 모두 포함되는가? 도모 선배들이 그동안 지켜왔던 헤리지티를 유지하면서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욕심이 많아서 헤리지티도 새로움도 포기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과거에 지금을 더하기로 했다


CI 리뉴얼 말고, CI 고치기

브랜드는 만들기 쉽지만, 브랜드를 지속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도모는 오래됐지만 도모의 브랜딩 프로젝트는 항상 어려웠습니다. Robin이 생각한 Pain point는 도모얀들의 공감 부재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지금 도모얀들의 시점에서, 현재 도모를 바라보고, 토론했습니다. 과정을 공유하고, 다수결 결정 방식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CI 고치기 프로젝트는 콘텐츠 회사로 변한 도모의 방향성에 따라 도모얀이 한 팀으로 일관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첫 번째 프로젝트였습니다


2015년 모든 도모얀이 참여해 정한 CI는 아래와 같다 

OUR VISION: 커뮤니케이션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회사

OUR WAY: Keep Yourself Updated / Open Mind / 자유롭지만 정도를 지킨다

OUR STANDARD: 확고한 윤리 / 존중 / 건강한 수익 

2021년 새로 고친 CI는 아래와 같다

OUR VISION. OUR DREAM: 콘텐츠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회사

OUR MISSION. OUR PROMISE: 우리는 크리에이터입니다. 도모가 하는 모든 일은 콘텐츠로 시작해 콘텐츠로 끝납니다

OUR CORE VALUE. OUR COMMON GROUND: 10 코어 밸류
 Keep Yourself Updated / Open Mind / 자유롭지만 정도를 지킨다 / 확고한 윤리 / 존중 / 건강한 수익 / 갈증 / 포용 / 연결 / 도모얀의 행복


오래가려면 업에 대해 꾸준히 정의해야 한다

2000년 도모는 인컴브로더의 자회사로 도모 퓨즈라는 사명을 갖고 출범했다. 언론 보도, TV광고, 오프라인 이벤트 등이 주류였던 그 당시 인터랙티브 마케팅은 신선한 시도였다. 그 후 도모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으로 바꿔 컨설팅에 집중했고, 2013년 도모브로더로 사명을 변경해서 지금까지 왔다. 도모브로더는 디지털 PR과 PA(Public Affair)에 집중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기 위해 도모로 돌아왔다. 콘텐츠 회사로 다시 업을 정의하기 위해 도모에서 브로더를 띄어냈다. 


도모가 에이전시에서 콘텐츠 회사가 된다고? 

도모얀들에게나, 자주 뵙는 분들께 이 질문을 참 많이 받는데, 직관적으로 설명을 하면 이렇다. 예전 TV CF는 1개를 만들어 1,000만 명의 사람들에게 틀었다. 제작비가 2.0억이라고 가정하면 1명 당 20원 꼴이다. 지금 유튜브에 1개를 만들면 12,000회가 조회된다. 제작비가 2.0억이라고 가정하면 1명 당 16,666원 꼴이다. 매체비도 계산되지 않고, 극단적인 비교지만 여기서 Pain point는 이렇다. "보는 사람은 적어졌고, 제작수는 늘고, 제작자는 널렸다"라고 설명한다. 에이전시를 선택하는 이유는 전문성 때문인데 이렇게 미디어가 많아지고, 제작자가 넓어진 환경에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3가지로 좁아진다. ① 내재화 / ② 가성비 좋은 업체 / ③ 성과 별 수당. 고객의 선택지가 좁아짐에 따라 시장도 작게 느껴진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개인 브랜드까지 브랜드는 많아지는데 작다. 그래서 우린 우리가 잘하는 기획, 제작을 넘어 새로운 확장이 필요하다


콘텐츠 회사는 뭐하는 곳이야?

넷플릭스, 카카오를 보면 굉장히 넓고 많은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했다. 그 업태를 보면 4가지 형태를 띤다. 기획 / 제작 / 인큐베이팅 / 유통. 대부분의 업무가 이 4가지에 속한다. 좋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성장시켜 IP로 만들고, 다른 나라나 다른 미디어로 판다. 에이전시로 단련된 기획, 제작 업태를 확장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질적이진 않지만 우리가 안해본 영역에 대한 도전이다. 


그래서 우리는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

도모가 하는 모든 일을 콘텐츠로 시작해 콘텐츠로 끝난다. 기획서를 쓰는 것도, 메일을 쓰는 것도, 디자인을 하는 것도, 영상을 만드는 것도, 리포트를 만드는 것도, 관계를 맺는 것까지. 그 콘텐츠는 비즈니스/소셜 임팩트를 지향해야 한다. 둘 다 없는 건 불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약속을 기반으로 '콘텐츠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회사(Contents Company for Good Influence to the World)'가 되고 싶다 


선한 영향력은 3가지 임팩트 요소가 모여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베이직 임팩트 | 선한 영향력을 위한 콘텐츠 커뮤니티

주도적이고 자발적인 조직 문화 만들기
- 참여, 자율, 의미, 행복으로 이어지는 성과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

이타심 많은 리더들 모으기
- 구성원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스스로 책임감을 갖게 하고, 스스로 업무를 체계화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

그레이트 임팩트 | 콘텐츠로 '차이'를 만들어 사회에 '기여'

다른 조직에서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생존의 방법) 

차이를 느낀 다른 조직은 그것을 따라잡으려고 하는 것(생태계 조성) 

그러다 보면 전체 사회의 성장이 오며, 성과가 높은 조직이 만들어 낸 차이에 의한 기여 효과

이모셔널 임팩트 | 조직 성과의 목표 안에 구성원의 행복이 필수

일의 설계에 도모얀이 느낄 좋은 느낌 만들기

일의 의미를 만들어 구성원들이 인식하게 하는 것(선한 영향력의 시작)

리더의 방향성이 일의 의미를 부여할 것이고 이로 인해 도모얀이 자주적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

한 줄 같지 않은 이상한(?) 한 줄로 정의하면 이렇다 

과업이 의미를 주고, 의미가 행복을 주어, 성과를 만들어내며, 그 성과가 차이를 만들어내어,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것

그래서 미래 회사소개서엔 이런 스토리가 담기길 염원, 준비한다 


우리는 기획, 제작, 인큐베이팅, 유통을 하는 콘텐츠 풀필먼트 회사입니다

도모에선 버려지는 기획서가 없습니다(기획)

아이디어 커머스를 통해 희망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도모 콘텐츠의 차이는 광고를 안 한다는 겁니다

유기적 도달만으로 성과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탁월함입니다(제작)

그렇게 아껴진 광고비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인큐베이팅)

버려진 공간을 콘텐츠로 채워 활력을 만듭니다(유통)  


그리고 도모얀이 지키고 있는 도모 Way, 업에 대한 도모 Standard, 콘텐츠에 관한 새로운 3가지 가치와 도모얀의 행복을 포함해 10 코어 밸류가 탄생했다 


1/ Keep Yourself Updated: 스스로를 위해 노력한다

2/ Open Mind: 다양성을 추구한다

3/ 자유롭지만 정도를 지킨다: 자율적으로 판단한다

4/ 확고한 윤리: 정의롭지 않은 일은 하지 않고,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한다

5/ 존중: 어떠한 경우에도 차별대우를 하지 않는다

6/ 건강한 수익: 요구에 맞는 최고 품질의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

7/ 갈증: 새로움에 대한 갈증이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

8/ 포용: 다름을 포용하는 수평적 문화가 변화의 기반이 된다는 것

9/ 연결: 서로의 가치가 연결될 때 메시지가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

10/ 도모얀의 행복: 의미 있는 일이 성과로 이어져야 합니다


앞으로 도모의 모든 프로그램,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 등을 이 10 코어 밸류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새로운 도모 로고


마지막으로 심벌과 타이포그래피가 결합된 로고

목표에서도 얘기했지만 이번 로고 개발은 어떻게 하면 도모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잘 설명할 수 있을까? 에 주안점을 두었다. 도모라는 한문을 좀 더 쉽게 보여주면서, 우리가 커뮤니케이션 회사의 DNA를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심벌을 도모의 초성인 ㄷ와 ㅁ으로 박스를 형상화했고, 하단 말풍선과 DOMO 타이포그래피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회사임을 강조했습니다

 

로고와 함께 3가지 주요한 컬러, 2가지 서브 컬러까지 정했다. 이렇게 도모 CI 고치기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앞으로 우리가 정한 이 약속이 어떻게, 얼마나 지켜내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지금 도모얀들과 과거 도모얀들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가 좋았다. 내가 도모의 21년 역사 중 8년밖에 경험하지 못했다는 게 참 아쉽다. 맥락과 취지가 더 남아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이 글을 마친다


 



* 오늘의 문제: 이기적인 사람의 중심을 잡는 법은?

* 오늘의 솔루션: 초심으로 돌아가는 장치를 마련해라. 변하길 좋아하는 게 사람의 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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