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모르게 울리는 종소리

<5장_내면의 소리, 그 길 위에서>

by 지구별 여행자

<5장. 내면의 소리, 그 길 위에서>



아무도 모르게

울리는 종소리



어느 날,

나는 이유 없이 마음이 울렁거리는 걸 느꼈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내 안에서 작은 종소리 하나가 울렸다.


핀드혼의 사람들은 말한다.

“내면의 종은

들으려는 이에게만 들린다.”

그 종은

외부의 사건이 아니라

내면의 결에서 울린다.


그날 나는

정원 일을 하다 말고

모종삽을 내려놓고 걸었다.

나도 몰랐던 길로,

무엇을 향해 가는지도 모른 채

그저 그 떨림에 따랐다.


걷다 보니

한 노인이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있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내 옆에 자리를 내주었고

우리는 한참을 나란히 앉아 있었다.


그날 나는 깨달았다.

내면의 종소리는

나를 어떤 장소로 이끄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연결되도록 초대하는 울림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소리는

너무 작아서

귀로는 들을 수 없지만,

마음으론 반드시 알 수 있다.


삶의 중요한 길목에는

늘 이런 들리지 않는 종소리가 숨어 있다.

우리는 다만

그 울림에 민감해질 수 있기를 연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