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5장_내면의 소리, 그 길 위에서>

by 지구별 여행자

<5장. 내면의 소리, 그 길 위에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세상이 너무 많은 소리로 가득할 땐

조용히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귀를 안쪽으로 돌려야 한다.


핀드혼에 와서

나는 그런 훈련을 배웠다.

아침마다 정원 옆 벤치에 앉아

눈을 감고 숨을 쉰다.

바람 소리, 풀벌레 소리,

새 소리 너머로

내 안에서 일어나는

매우 작은 떨림을 듣는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말은 들리지 않아도

마음의 결이 달라진다.

속도가 느려지고,

내면 깊숙한 곳에서

조용히 떠오르는 문장이 있다.


“지금은 멈출 때야.”

“이 길이 너에게 열려 있어.”

“그 사람의 마음을 먼저 들어봐.”


그 목소리는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건 나보다 오래된 지혜가

내 안을 지나가며 남긴 흔적이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소음 속에 살지만,

진짜 삶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조용히 깨어난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안다.


내면의 소리는

한 번도 나를 속인 적이 없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