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끄는 투명한 손

<5장_내면의 소리, 그 길 위에서>

by 지구별 여행자

<5장. 내면의 소리, 그 길 위에서>



나를 이끄는

투명한 손



핀드혼에 있을 때

나는 종종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린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누군가가 등을 살짝 밀어주는 것 같고,

어떤 때는 마음속에서

부드러운 끌림이 일어났다.


그건 두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안심이었다.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하지 않아도

신뢰할 수 있는 흐름이 나를 이끌고 있다는 확신.


그 손은 말이 없고

모양도 없지만

정확하게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

처음엔 그 손을 의심했다.

내가 만든 착각이 아닐까,

책임을 외면하기 위한 핑계가 아닐까.

하지만 그 손이 이끄는 길은

항상 나를 더 정직한 나 자신에게로 데려갔다.


어떤 날은

예상과 전혀 다른 길을 가게 만들었고,

어떤 날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리게만 했다.

그러나 그 손은

늘 제때에, 제자리에 나를 놓아주었다.


나는 이제

그 손을 거절하지 않는다.

길을 잃었을 때도,

두려울 때도,

나는 조용히 말한다.


“이제 맡길게요.

당신이 이끄는 대로 걷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