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_지금은 기후열파시대
26_지금은 기후열파시대
아마존, 더 이상 지구의 ‘허파’가 아니다
지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단순한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 열파시대(Hyperthermal Era)라 불릴 수 있는 지질학적 전환점에 들어섰다. 북반구 전역의 폭염, 해수면 상승, 식수 부족, 생태계 붕괴는 더 이상 미래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현재진행형 재난이다. 이러한 격변 속에서 아마존 열대우림이 보낸 신호는 단순한 경고를 넘어 기후 시스템의 티핑포인트가 이미 활성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1년 Zhang et al.의 연구는 <Nature Climate Change>에 발표되어 전 세계에 충격을 주었다. 약 9년에 걸친 항공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이 더 이상 탄소 흡수원이 아닌, 순 배출원(net emitter)으로 전환되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였다. 아마존은 원래 연간 수십억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지구의 기후 완충 장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2010년∼2018년 동안, 특히 브라질 남동부 아마존 지역에서는 흡수보다 더 많은 탄소를 대기 중에 방출하고 있었다. 이러한 전환은 열파 시대의 산물인 극심한 가뭄, 연쇄 산불, 벌목, 사바나화 등 복합적 재난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항공 관측이 밝혀낸 불편한 진실
이 연구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600회 이상의 항공 측정을 통해, 고도별 이산화탄소 및 일산화탄소 농도를 정밀하게 추적하였다. 이 방식은 기존의 위성관측보다 훨씬 세밀한 탄소 흐름 데이터를 제공하였고, 계절별, 지역별, 화재 유무에 따른 탄소 배출 추이를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산불이 자주 발생한 해에는 탄소 배출량이 급증했고, 비가 적게 온 해에는 나무들의 탄소 흡수력이 크게 떨어졌다. 이는 기후 열파로 인한 생태계의 흡수능 상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언론의 보도: 아마존 붕괴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 충격적인 연구 결과는 세계 주요 언론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고, 아마존이 ‘지구 허파’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강조되었다.
<The Guardian(2021.07.14.)>은 “아마존이 더 이상 CO₂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연간 10억 톤 이상을 배출하고 있다”며,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를 기반으로 산불 증가와 벌목 속도의 폭발적 증가를 상세히 보도하였다.
<Time>지는 “아마존이 ‘온실가스 저장소’가 아닌 ‘탄소 방출 공장’이 되었다”고 표현하며, 이는 단순한 생태 위기를 넘어 기후 시스템의 붕괴 시점이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 진단하였다. 이 기사는 아마존의 구조적 회복력을 복원하지 않는 한, 지구 평균기온 2℃ 이하 유지 목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경고하였다.
<Axios>는 이 연구를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하는 데이터 기반 보고서”라며 조명했고, 대기 관측 기반의 실측 데이터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기존 모델은 탄소 흐름을 추정했지만, 이 연구는 실측을 통해 ‘순환계 붕괴’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탄소 순환의 역전, 그 의미는 무엇인가
아마존이 순배출원으로 전환되었다는 것은 단지 하나의 생태계 변화가 아니라, 지구 전체 탄소순환 시스템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뜻이다. 이 변화는 다음과 같은 문제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첫째는 탄소 예산 계산의 오류의 문제이다. 이는 아마존을 흡수원으로 가정한 기존 국제 탄소 감축 모델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 둘째는 피드백 루프 강화에 관한 것이다. 산불, 벌목, 가뭄, 탄소 배출의 악순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는 티핑포인트를 향한 기후 도미노를 촉진시킨다. 마지막으로 지역 사회 붕괴에 관한 것이다. 이는 열파로 인한 생태계 변화는 토착 공동체의 생계와 문화적 기반까지 위협하며, 기후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후 열파 시대의 나침반: 복원적 전환의 시급성
Zhang 연구팀은 논문 말미에서 다음과 같은 뚜렷한 경고를 남겼다.
“아마존이 더 이상 회복되지 않는다면, 전 지구의 기후 시스템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것이다.”
그의 말처럼 기후 열파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은 단순한 탄소 감축이 아니라, 생태계 복원과 재적응, 그리고 구조적 전환이어야 함을 의미한다. 아마존은 지금도 살아 있으며, 돌이킬 수 없는 전환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 벌채 규제, 산불 방지 시스템, 토착민 공동체와의 협력적 생태관리가 필수적이다.
<참고문헌>
Zhang, Y., Gatti, L. V., Miller, J. B., et al. (2021). Amazon rainforest becoming a net carbon emitter. Nature Climate Change, 11, 748–753. https://doi.org/10.1038/s41558-021-01050-4
Carrington, D. (2021, July 14). Amazon rainforest now emitting more CO₂ than it absorbs. The Guardian.
Elliott, R. (2021, July 14). The Amazon Now Emits More Carbon Than it Absorbs. Can We Ever Reverse That Tipping Point? TIME.
https://time.com/6082313/amazon-carbon-tipping-point/
Snyder, T. (2021, July 15). Amazon turning from carbon sink to carbon source, study shows. Axios.
https://www.axios.com/2021/07/15/amazon-carbon-emissions-climate-cris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