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_지금은 기후열파시대
27_지금은 기후열파시대
아마존 탄소 저장 기능의 지속적 약화
Zhang et al.이 발표한 <아마존 열대우림의 탄소 순배출 전환(2021)>은 기후 과학계에 큰 충격을 던졌으며, 이후 2022∼2024년 사이 다수의 연구자들이 이 문제를 추적하며 후속 연구를 발표하였다. 이 연구들은 모두 아마존의 ‘경계 붕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지구 생태계 안정성을 지탱하던 마지막 균형마저 흔들리고 있음을 과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023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아마존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약 1.3 페타그램(Pg, 10¹⁵g)의 탄소를 순손실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벌목과 산불이 전체 탄소 손실의 56%를 차지한다고 밝혔으며, 나머지 44%는 가뭄, 열 스트레스, 생태계 회복력 저하에 기인한 자연적 요인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Zhang 연구의 경고가 단발성이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한다. 아마존은 여전히 붕괴되고 있으며,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이미 아마존 전체 면적의 17%가 황폐화되었으며, 이는 학계에서 “임계선(tipping threshold)”로 간주되는 20∼25%에 매우 근접한 수치이다.
붕괴 임계점 모델의 가시화: 전환이 아닌 ‘전이’
2023년 발표된 <Nature 논문> 「Critical transitions in the Amazon forest system」은 더욱 심층적인 경고를 내놓았다. 해당 연구는 아마존의 붕괴 가능성을 확률론과 기후모델, 토지 이용 시나리오를 통합하여 분석하였으며, 기온 상승, 토지 훼손, 강수 감소 등이 동시에 일어날 경우, 아마존 생태계는 ‘전이 상태’로 급변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이러한 전이는 단지 열대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가 비가역적으로 사바나화되는 변형을 의미한다. 기후 열파가 지속되고, 열대우림의 복원력이 붕괴된다면, 인류는 “점진적 악화”가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전환”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실험으로 확인된 생태계 회복 불능 상태
브라질 Caxiuanã 국립보호구역에서는 무려 24년에 걸친 실험이 진행되었다. 연구자들은 1헥타르 구역에 인위적으로 천막을 설치해 강우량의 절반을 차단했고,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실험 8년 후, 해당 구역은 40%의 탄소 저장량과 생물량을 상실했으며, 건강했던 삼림은 급속히 사바나화되었다.
이 실험은 단순한 가설이 아닌 기후 위기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아마존의 미래를 ‘현실적 모형’으로 보여준 사례이며, 향후 수십 년간 전 지구 열대림의 변화를 예견하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언론의 시각: 과학을 넘어 행동으로
이러한 연구 결과는 주요 국제 언론에 의해 널리 보도되며, 아마존 문제는 더 이상 환경학자들만의 이슈가 아닌 지구 시민 모두의 절박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The Guardian(2024.02)>은 “아마존의 47%가 2050년까지 붕괴 임계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도하며, 이는 지구 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기후 도미노의 서막이라고 보았다. <Axios>는 브라질 아마존에서 발생한 산불이 42,000㎢ 이상의 삼림을 소실시켰으며, 이는 기존 연소 범위의 두 배 이상이라고 분석하였다.
<Reuters>는 벌목보다 더 큰 문제가 ‘비가시적 황폐화(degradation)’라고 경고했다. 이는 이면적인 생태계 붕괴가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하며, 탄소 모델의 과소추정 문제를 부각시켰다. <Le Monde>는 2023년 북반구 전체에서 탄소 흡수력이 무너졌음을 집중 보도하였고, 아마존이 그 핵심 사례임을 강조하였다.
열파시대의 전환: 생태계의 대안적 상상력
이 모든 연구와 보도는 아마존이 붕괴되고 있다는 단순한 메시지를 넘어서, 기후 열파시대의 근본적 성격을 조명한다. 그것은 단지 온도가 상승하는 시대가 아니라, 지구 시스템 전체의 복원력이 사라지는 시기이며, 기존의 점진적 정책이 무력해지는 시간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시기에는 생태계 자체가 새로운 질서를 상상할 수 있도록, “복원적 전환(regenerative transition)”의 전략이 요구된다. 탄소중립을 넘어서 복원 중심의 거버넌스, 토착민 권리 기반의 삼림관리, 생태학적 회복력을 정책 기준으로 설정하는 전환 프레임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아마존이 보낸 신호는 지구 전체를 향한 것이다
지금 아마존은 탄소를 저장하지 않고, 산불로 연기를 뿜어내며, 살아 있는 생명들이 더 이상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숲으로 변하고 있다. Zhang et al.의 연구는 그 시작이었고, 이후의 후속 연구들은 그 연속적인 붕괴의 궤적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기후 열파시대에서 아마존은 단지 하나의 지역이 아니라, 지구 생명 시스템 전체의 거울이다. 우리는 그 거울을 마주보며, 지금,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순간에 서 있다. 그것은 더 이상 과학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윤리, 생존, 그리고 공동 미래의 문제이다.
사바나화(savannization)는 원래 울창한 열대우림(특히 아마존처럼 고밀도의 습윤 열대림)이 점차 건조하고 나무가 듬성듬성한 ‘사바나(savanna)’ 생태계로 변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는 단순한 식생의 변화가 아니라, 생태계 구조와 기능 전반의 근본적 전환을 뜻한다. 사바나화는 단순한 ‘건조화’가 아니다. 이는 생태계가 복원 불가능한 전이(irreversible shift)를 겪는 것으로, 기후위기와 인간 활동이 동시에 작용할 때 발생하는 대표적 티핑포인트를 설명하는 지표 중의 하나이다.
<참고문헌>
Zhang, Y., Gatti, L. V., Miller, J. B., et al. (2021). Amazon rainforest becoming a net carbon emitter. Nature Climate Change, 11, 748–753. https://doi.org/10.1038/s41558-021-01050-4
Basso, L. S., Gatti, L. V., Gloor, M., et al. (2023). Carbon balance of the Amazon Basin from multi-year airborne observations. Nature, 620, 1011–1016. https://doi.org/10.1038/s41586-023-06429-5
Staal, A., Fetzer, I., Wang-Erlandsson, L., et al. (2023). Critical transitions in the Amazon forest system. Nature, 620(7976), 1023–1030. https://doi.org/10.1038/s41586-023-06430-y
Oliveira, R. S., et al. (2023). Long-term experimental drought in an Amazon rainforest reveals the mechanism of forest degradation. Science Advances, 9(20), eadd5853. https://doi.org/10.1126/sciadv.add5853
Carrington, D. (2021, July 14). Amazon rainforest now emitting more CO₂ than it absorbs.
Harvey, F. (2024, February 2). 47% of the Amazon may reach tipping point by 2050, scientists warn.
https://www.theguardian.com/environment/2024/feb/02/amazon-rainforest-tipping-point-research
Elliott, R. (2021, July 14). The Amazon Now Emits More Carbon Than it Absorbs. Can We Ever Reverse That Tipping Point?
https://time.com/6082313/amazon-carbon-tipping-point/
Snyder, T. (2023, October 5). Fires in the Amazon burn over 42,000 square kilometers.
https://www.axios.com/2023/10/05/amazon-rainforest-fires-extent-2023
Reuters Staff. (2023, August 3). Invisible degradation is more dangerous than deforestation, scientists say.
https://www.reuters.com/business/environment/amazons-invisible-degradation-carbon-loss-2023-08-03/
Legrand, D. (2023, November 12). Le puits de carbone de l’hémisphère Nord s’effondre.